등록 : 2017.02.15 20:15
수정 : 2017.02.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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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13일 독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모습이다. 공항 폐회로텔레비전에 포착된 이 용의자는 15일 같은 공항에서 현지 경찰에게 붙잡혔으며,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 장면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쓰러뜨린 뒤 택시를 타고 달아나기 직전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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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경찰 “베트남 여권 소지…CCTV에 찍힌 동일인”
여성 2명 포함 용의자 모두 6명…“외부에서 온 요원 추정”
사인 규명위해 부검 실시…북한쪽 주검인도 요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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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13일 독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모습이다. 공항 폐회로텔레비전에 포착된 이 용의자는 15일 같은 공항에서 현지 경찰에게 붙잡혔으며,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 장면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쓰러뜨린 뒤 택시를 타고 달아나기 직전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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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 피살 사건을 수사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15일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베트남 여권을 소유한 여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정남 살해 사건에 연루된 추가 용의자들 몇명을 추적하고 있다.
이날 현지 언론보도를 보면,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 아침 8시20분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에서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여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공항 제2청사는 이틀 전 김정남이 피살된 곳이다. 이 용의자의 여권상 이름은 도안티흐엉(29)이며, 베트남 북부 남딘 출신으로 기재돼 있다. 경찰은 이 여성이 공항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여성과 동일 인물이며 체포 당시 혼자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사건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해 현지 호텔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은 “수사는 계속되고 있으며 용의자들은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여성과 북한의 관련성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 채 “외부에서 온 요원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 고위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여성 공범 한명과 몇명의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더 선>은 경찰이 김정남 피살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를 6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여성이고 4명은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용의자 2명을 태웠던 택시 기사를 조사한 결과, “여성들은 자신들이 베트남인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얻어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고위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김정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주검을 쿠알라룸푸르 병원으로 옮겨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은 이날 낮 12시45분에 시작해 저녁 8시께 끝이 났다.
김씨가 북한 국적이어서 부검에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영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부검 결과 발표와 처리 방침을 정하는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시신 인도 결정을 해야 김씨의 시신은 북한에 인도될 수 있다. 앞서 부검을 실시하기 전,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은 현지 당국에 주검 인도를 요청했으나,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를 거부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한편,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스탠딩 오더)”이라고 밝혔다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스탠딩 오더’는 취소 지시가 없는 한 끝까지 수행해야 할 명령을 말한다. 김정남은 2012년 4월 김정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명령을 취소해 달라.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쿠알라룸푸르/박수지 기자, 황금비 최혜정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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