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02.16 16:04 수정 : 2017.02.16 23:54

김정남이 2010년 6월4일 마카오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한 뒤 손을 흔드는 모습. 연합뉴스

홍콩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본 김씨의 마카오 생활
“동생 김정은이 쫓고 있다는 것 알아
마카오에서는 두번째 부인·딸과 살아
첫번째 부인은 베이징에…모두 3남1녀”

“아버지 지위 승계 원하진 않았지만
언젠가 정치적 역할 기대했다고 생각”

김정남이 2010년 6월4일 마카오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한 뒤 손을 흔드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남은) 다른 사람에게 빌린 시간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된 김정남의 마카오 지인은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지인은 김정남이 “목숨이 위험하며, 동생(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을 쫓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 알려진 지난 14일, 다른 친구들과 함께 김정남과 마카오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날 점심 무렵, 김정남의 또다른 친구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걱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존(김정남의 영어 애칭)은 외국에 있어 전화를 못 받았을 때는 항상 나중에 다시 연락을 했다. 그래서 우린 (연락이 닿지 않는 게)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6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유년·청년기 미공개 사진을 공개했다. 왼쪽 사진은 김정남이 1987년 원산해수욕장에서 수상스키를 타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김정남(앞줄 가운데)이 1980년 원산해수욕장에서 이모 성혜랑, 외할머니 김원주, 이종사촌 이남옥과 찍은 것이라고 <미국의 소리>는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누리집, 연합뉴스
김정남은 2013년 고모부인 장성택이 북한에서 처형된 이후 신변을 더욱 걱정하기는 했지만 피해망상을 갖지는 않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해 왔다고 한다. 김정남의 지인은 “그가 마카오에서 느긋한 삶을 살았고, 중국이 자신을 보호해준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마카오에서 두번째 부인 및 딸과 함께 살았다. 그는 “마카오는 김정남의 성격에 맞았다. 그는 삶을 즐겼고, 마카오는 그에게 안전과 오락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김정남이 프랑스와 포르투갈 와인을 즐겼다고 했다. 김정남이 도박을 좋아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도박을 좋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전자오락은 굉장히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남이 최근 마카오와 중국 본토를 주로 오가며 지냈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에는 김정남의 첫번째 부인과 아들이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정남은 두 명의 부인으로부터 모두 3남1녀를 두고 있다. 그는 김정남이 “유쾌한 성격이고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며 “(남북한) 한국인을 돕는 자선단체 관련 일에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에 대해선 사석에서도 말을 아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남이) 동생과 북한 정권에 대해선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가끔 관련 농담을 하긴 했지만, 자제하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정남이 어느 정도 정치적 야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김정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아버지(김정일)의 지위를 승계하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언제가 북한에서 정치적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이 거주한 곳으로 알려진 마카오 타이파섬 아파트단지. 마카오/연합뉴스
말레이시아 현지매체인 <더스타>는 16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사업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김정남이 장성택의 조카인 장영철이 말레이시아 대사로 있던 2010년과 2013년에는 말레이시아에 자주 나타났으나, 2013년 북한에 소환된 장영철이 처형당한 뒤에는 1년여 동안 말레이시아에 발길을 끊었다가, 2015년 이후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김정남이 경호원을 평소 대동했는지는 증언이 엇갈린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 인터뷰한 지인은 평소 김정남이 마카오에서 경호원 없이 돌아다녔다고 말했으나, <연합뉴스>는 익명의 마카오 교민을 인용해 김정남이 경호원 없이 혼자 거리를 활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살해 당시에는 경호원이 없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