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2.16 19:40
수정 : 2017.02.1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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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생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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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남자친구도 붙잡혀
용의자 추정 남성인지는 확인 안돼
이틀 전 체포여성 “단순히 장난”
말레이 부총리 “절차 따라 북에 주검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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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생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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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 피살 사건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여권을 소지한 여성 용의자 1명과, 이 용의자의 남자친구인 말레이시아 남성 1명이 추가로 체포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절차에 따라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인도할 예정이라며, “김정남의 피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16일 성명을 내어, 이날 새벽 2시께 김정남 피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여성 용의자 1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이 소지하고 있던 여권상 이름은 시티 아이샤(25)로, 여권에는 인도네시아 세랑 출신의 1992년생으로 기재돼 있다. 경찰은 여성 용의자가 체포됐을 당시 혼자 있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체포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또 이날 저녁 아이샤의 남자친구인 말레이시아인 무하맛 파릿 빈 잘랄루딘(26)을 지난 15일 밤에 체포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하지만 이 용의자는 여자친구의 체포와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이번 사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 4명 가운데 1명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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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의 두번째 여성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원 안)이 1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의 한 경찰서에서 이송되고 있다. 중국 〈CCTV〉 화면 갈무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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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도안티흐엉(29)은 경찰 조사에서 “단순히 장난인 줄 알았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 의도와 배후는 아직까진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범행을 직접 실행한 여성 2명과 다른 남성들과의 관계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사건의 실체는 여전히 안갯속인 상태다. 김정남 피습 사건을 관할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세팡 법원의 샤리파 무하이민 압둘 할립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체포된 여성 용의자 2명에 대한 구금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아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날 북한의 김정남 시신 인도 요청과 관련해 “경찰 수사와 의학적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 대사관을 통해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히드 부총리는 또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정남 죽음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것은 추측일 뿐이다. 수교를 맺은 국가(북한)와의 관계를 강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그간 수사 관련 성명에서 ‘김정남’이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북한 남성’ 또는 ‘여권상 김철’이라고만 언급했는데,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앞서 15일 쿠알라룸푸르 병원에서 7시간에 걸쳐 진행된 김정남의 부검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부검 결과는 이르면 오는 주말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쿠알라룸푸르/박수지 기자, 황금비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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