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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9 15:47 수정 : 2017.02.19 17:28

김정남 살해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의 주거지인 쿠알라룸푸르 남쪽 외곽의 ‘다이너스티 가든 콘도미니엄’ 아파트의 18일 오후 모습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아내, 딸 등 가족들과 함께 지내
체포 당시 순순히 붙잡혀
“평양 출신의 과학.약학 분야 전공자”

김정남 살해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의 주거지인 쿠알라룸푸르 남쪽 외곽의 ‘다이너스티 가든 콘도미니엄’ 아파트의 18일 오후 모습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을 살해한 용의자로 17일 북한 국적의 리정철(47)이 붙잡혀 사건 발생 직후부터 불거졌던 ‘북한 소행’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리정철의 신분과 행적은 여전히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19일 현지 언론 <더스타>는 소식통을 인용해 리정철이 평양 출신으로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하고 2000년 졸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리정철이 2010년께부터 1년여 동안 인도 콜카타의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으며, 이후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말레이시아에 있는 정보기술(IT) 업체의 입사 제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소식통은 “그가 김정남 살해에 사용된 액체 독극물 제조에 관여했다고 결론짓기는 이르며 조사가 계속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이 살해된 뒤에도 리정철이 도피하지 않고 원래 살던 집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었다는 점은 가장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리정철 검거 다음날인 18일, 리정철이 살던 쿠알라룸푸르의 잘란 쿠차이라마 지역에 있는 아파트 ‘다이너스티 가든 콘도미니엄’을 찾아가 보니, 리정철과 같은 층(4층)에 산다는 이웃 남성은 “어젯밤(17일) 11시께 그의 딸과 아내가 소리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리정철이 있던 아파트 4층에 들이닥치면서 “주민들한테 ‘문을 열지 말라’고 해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경찰이 30분 가량 머물다 떠났다”며 “리정철의 현관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는 소리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웃들은 체포 당시 리정철이 별다른 저항 없이 순순히 경찰을 따랐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같은 층에 사는 다른 남성은 “평소 직접 리정철과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지난해 3~4차례 마주친 적이 있다”며 “아내와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딸을 지난주에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가족이라고 생각했다”며 “뉴스를 보고 (그가 김정남 살해 용의자인 걸 알고) 충격받았다. 그가 북한사람인지 남한 사람인지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웃은 “리정철에게 10대 아들과 딸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의 월세는 1500~2000링깃(한화 40만~50만원 상당)으로 말레이시아 중상류층 거주지역으로, 출입카드가 있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형태였다. 리정철은 1년전부터 이곳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체포 당시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의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i-Kad’ 신분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갱신해야 하는 이 신분증에는 개인정보, 근무하는 회사명 등이 기재돼 있는데, 현지 매체인 <동방일보>는 리정철이 말레이시아에 있는 홍콩계 제약회사에서 항암제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그가 가족과 함께 지냈다는 점에서 ‘전문적인 해외 공작원’이 아닌, 다른 업무를 지닌 ‘특수 신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보>는 “현지 (북한) 대사관과 접촉한 적 있다”고 보도했다.

쿠알라룸푸르/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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