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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9 18:01 수정 : 2017.02.19 22:16

19일 오후 3시(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경찰청에서 탄스 리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이 김정남 피살 이후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엔 300명 가까운 내외신 기자들이 모였다. 쿠알라룸푸르/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북한 국적 용의자들 사진 공개...확인된 내용만 발표

19일 오후 3시(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경찰청에서 탄스 리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이 김정남 피살 이후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엔 300명 가까운 내외신 기자들이 모였다. 쿠알라룸푸르/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처음으로 이곳이 꽉찼군요.(It's full for the first time.)"

19일 오후 3시(현지 시각)을 갓 넘긴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경찰청 강당에 탄 스리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경찰청 차장이 들어와서 300명 가까운 내외신 취재진을 보고서 놀랍다는듯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지난 13일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한 뒤 7일째인 이날, 이 사건을 수사중인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처음으로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가 들어서기 직전엔 수백명 취재진이 숨죽이고 있다가 들어서자마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집중됐다.

탄 스리 차장은 지난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2청사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과 관련된 사건과 파악한 용의자 신원과 관련된 사실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모든 용의자들의 여권번호와 직업, 출입국 시점 등 그동안 경찰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세세한 내용까지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띄워 공개했다.

이날 처음으로 경찰 당국은 사건 당일 말레이시아에서 출국한 북한 여권 소지 용의자 4명 리지현(32), 홍송학(34), 오종길(55), 리재남(57)의 사진과 신원도 공개했다. 용의자는 아니지만 사건에 연루됐다고 밝힌 북한 남성 리지우(30)와 폐회로텔레비전엔 포착됐지만 신원이 미확인된 2명 등 3명의 사진도 공개했다.

경찰 당국은 취재진의 질문은 최대한 받으려고 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선 철저하게 말을 아꼈다. 13일 공항에서 사망한 ‘김철’ 이름의 북한 여권을 소지한 남성이 ‘김정남’인 것을 확인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위조 여권인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공식적으로 ‘김철’이다”라고 대답했다.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용의자가 북한 사람인 것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일축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정남의 시신 인도 시점에 대해서는 “가족이나 친지에게 최우선권이 있다”고 여러번 언급했다. 김정남의 사인에 대해서도 “독극물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독성 종류는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범행 방법 역시 “부검이 끝나야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재 인터폴과도 협력해 수사중이며 앞으로 다른 국가의 협조가 필요할 경우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장엔 탄 스리 차장의 옆엔 이번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압둘 사마흐 마트 셀랑고르 경찰서장이 배석했다. 이들이 이야기를 하다가 손으로 멀리 가리키거나 약간만 움직여도 카메라 플래시가 분주하게 터졌다.

쿠알라룸푸르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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