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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04 12:39 수정 : 2017.09.04 20:32

부산시, 유통업체 판매 계란 검사했더니
적합 판정 농장 계란서 기준치 24배 농약
모두 회수해 폐기…정부 부실 검사 논란

농림축산식품부가 적합하다고 판정한 농장에서 기준치 24배의 살충제 성분 농약이 검출돼 부실 검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달 28~30일 사흘 동안 부산의 식용란 수집판매업소 93곳 가운데 43곳, 대형마트 36곳, 백화점 9곳, 기업형슈퍼마켓(SSM) 86곳 등 유통업체 131곳 가운데 5곳 등 48곳에서 판매중인 계란 세트 68개를 수거해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에 검사를 맡겼더니 2개 세트에서 농약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농약이 검출된 계란이 나온 곳은 식용란 수집판매업소다. 부산 사상구 판매업소의 계란에선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 농약이 0.24㎎/㎏이 검출됐다. 기준치 0.01㎎/㎏에 견줘 무려 24배다. 부산시 조사 결과 이 판매업소는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시의 한 농가에서 계란 1800개를 사들였다.

앞서 이 농가는 지난달 15일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는 이 판매업소가 부산시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하지 않아 1800개의 계란 모두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으며 4일 아침 7시30분 모두 회수해 폐기했다고 밝혔다.

부산시 검사에서 농약이 검출된 또 다른 계란은 부산 강서구 판매업소의 것이다. 이 곳의 계란에서 비프로닐 농약 0.01㎎/㎏이 검출됐다. 기준치 0.02㎎/㎏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준치 이하라도 농약이 검출된 계란은 모두 폐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 판매업소는 지난달 18일 경북 김천시 농장에서 7650개의 계란을 샀다. 김천시 농장의 계란도 지난달 16일 농약이 아예 검출되지 않아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부산시 검사에선 농약이 검출됐다.

강서구 판매업소의 계란은 모두 시중에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이 판매업소의 계란 유통 경로를 추적해 아직 판매되지 않은 계란 회수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농약 검출 계란의 유통을 막기 위해 식용란 수집판매업소와 대형 유통업체의 검사를 강화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 계란생산 농가의 검사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수 검사가 아니라 표본 검사를 하다 보니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의 계란에서 농약이 검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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