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01 20:14
수정 : 2017.10.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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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왕이 중 외교부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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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대표부-미 국무부 ‘뉴욕 채널’
북 관리-미 전문가 ‘반민반관 1.5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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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왕이 중 외교부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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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2~3개 정도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북-미 채널은 이른바 ‘뉴욕채널’과 북한 관리와 미국 민간 전문가들이 제3국에서 만나온 반민반관 성격의 ‘1.5트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채널’이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와 미국 국무부 한국과 사이의 외교채널이다. 1~2주에 한 번씩 이뤄지는 정례적 성격의 회동으로, 꼭 격식을 차린 면담이라기 보다는 오찬협의를 포함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양국 간 접촉을 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미 두 나라가 그동안 현안을 조율해온 가장 기본적인 경로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8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의 미국 방문에 대한 협의도 이 뉴욕채널을 통해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협상은 결렬됐지만,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양국의 접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금껏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북-미 간 접촉은 지난 6월, 북한에 17개월가량 억류 중이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 협상이 유일하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 6월12일 평양을 전격 방문해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윔비어를 미국으로 데려왔다. 윤 대표는 그에 앞서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반관반민 형태의 1.5트랙 협의에서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과 접촉한 데 이어, 뉴욕에서 박성일 유엔 북한대표부 미국 담당 대사와 만나 윔비어 석방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이후 밝혀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는 웜비어 석방 외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논의는 일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미국 국무부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이렇듯 이른바 ‘1.5트랙’ 채널도 북-미 간 대화의 창구로 꾸준히 활용됐다. 1.5트랙을 통한 북-미 접촉이 불거질 때마다 한·미 당국은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으나, 정세에 따라 1.5트랙 접촉은 북-미 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편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1일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대북한 접촉 채널 유지 노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오고 있다”며 “미 정부는 웜비어 사망 이후 억류 미국인 석방 등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조용한 접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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