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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06 11:57 수정 : 2017.11.06 15:37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6일 국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 간 비난 재발돼선 안돼…정중하게 요구”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6일 국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이 오는 8일 방한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 된다”며 외교적 해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정미 대표는 6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개서한 ‘Trump Just PEACE’를 통해 “귀하께서 9월 19일 UN 연설에서 ‘북한의 완전파괴’를 언급하고 그 며칠 후 북한 리용호 외상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표현을 써가며 귀하를 비난하는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며 “수소폭탄-ICBM 실험과 ‘죽음의 백조’가 NLL을 넘어 북한 타격연습을 하는 강 대 강의 대결은 한반도 평화에도 각국의 안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북 직접 대화 등 양자적, 다자적 대화를 통한 상황 타개의 의지와 구체적 계획 △북핵 문제의 실질적 해법, 한반도비핵화 프로세스 복원 대책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가져올 비전 △동북아 국가와의 전면 협력, 다자협력체제 강화의 비전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한미FTA 개정에 대해서도 ‘공동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귀하의 인식과는 달리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협정에 포함된 많은 독소조항이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협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다”며 “이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무역질서로 전환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전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공개서한 전문.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께,

귀하의 한국 국빈방문을 맞아, 정의당은 한-미관계가 한반도의 불안을 해소하고 평화를 실현하며, 어느 한 국가의 일방적 이익이 아닌 상호이익을 신장하는 공동번영의 관계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재 한반도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UN총회에서 귀하의 연설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강력한 반발 등 설전을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칫 말의 전쟁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국민의 일부는 귀하의 방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판문점을 방문한 귀국의 매티스 국방장관이 “전쟁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라고 해서 다소 안도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인 귀하께서 직접, 전쟁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를 비핵화 하겠다는 의지와 계획을 말씀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최근 귀국의 의회조사국은 분석보고서를 통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한반도 전쟁이 일어날 경우 며칠 안에 수십만 명이 사망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과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는 2천 5백만 명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 피해는 비단 한국 국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은 3만 6천여 명이 전사하고, 수십만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이 최근 언급한 『This Kind of War』라는 책에도 생생하게 묘사됩니다만, 미국이 치른 전쟁 중에서도 가장 비참한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에 실려 화제가 된 작가 한강의 기고문에도 나오듯, “한국인들은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위협에도 고요하고 담담하지만 동시에 언제나 전쟁의 참혹함을 의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발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습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 자식의 전사통지서를 받은 부모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울부짖을 민초들에게는 전쟁은 발발 자체가 패배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좋은 전쟁도 가장 나쁜 평화만 못 하다”는 경구를 한반도에 사는 우리는 온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정의당은 정중하지만 강력히 주장합니다. 귀하께서 9월 19일 UN 연설에서 “북한의 완전파괴”를 언급하고, 그 며칠 후 북한 리용호 외상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표현을 써가며 귀하를 비난하는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 됩니다. 수소폭탄-ICBM 실험과 ‘죽음의 백조(B-1B 폭격기)’가 NLL을 넘어 북한 타격연습을 하는 강 대 강의 대결은 한반도 평화에도 각국의 안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수차례 연설에서 언급했습니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 됩니다.” 우리 국민들도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절대다수가 “전쟁반대, 평화수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귀하께서 긴장과 갈등 심화라는 악순환의 촉발자가 아닌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제안드립니다.

핵과 미사일 등 북한 문제는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외교적 수단에 의해 해결되어야 합니다. 제재와 압박은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하기 위한 수단이지, 대화를 회피하는 명분일 수 없습니다. 외교적 수단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강력한 제재만을 추구하고 대화를 외면한다면, 북한 문제의 해결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군사적 수단이 아닌 전쟁 차단의 예방외교를 실시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유인책을 사용해야 합니다.

귀하께서 정상회담과 국회 연설에서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다음의 사항을 제시해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첫째, 대북 직접 대화 등 양자적, 다자적 대화를 통한 상황 타개의 의지와 구체적 계획을 천명해주십시오.

둘째, 북핵 문제의 실질적 해법, 한반도비핵화 프로세스 복원 대책을 제시해주십시오.

셋째,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가져올 비전을 제시해주십시오.

넷째, 동맹에 국한되지 않는 동북아 국가와의 전면 협력, 다자협력체제 강화의 비전을 제시해주십시오.

마지막으로 한미FTA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유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체결된 협정이 각국의 노동자, 농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면 개정돼야 마땅합니다. 귀하의 인식과는 달리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협정에 포함된 많은 독소조항이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협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무역질서로 전환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전개돼야 합니다.

한반도 그리고 동아시아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선 시점입니다. 이 지역을 방문하시는 귀하의 말과 행보가 전쟁의 구름을 몰아내는 평화의 바람이 되기를 기원하며, 한-미 정상회담과 국회 연설에서 우리의 바람과 제안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응답을 기대합니다.

2017년 11월 6일

정의당(대표 이정미)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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