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11.06 15:02 수정 : 2017.11.06 22: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도쿄 미나토구 영빈관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 소가 히토미,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 등의 가족들과 만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미 대통령으로 납치 당사자 최초 면담
“일본 해변에서 13살 소녀 납치” 북 비난
북한 문제 강조해온 아베 총리엔 큰 성과
한국 국회 연설에서 납치 문제 언급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도쿄 미나토구 영빈관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 소가 히토미,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 등의 가족들과 만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들의 가족과 만났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정권의 우선 과제로 천명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겐 큰 외교적 ‘성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이틀째인 6일 도쿄 미나토구 영빈관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및 가족과 만난 뒤 “방금 매우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아베 총리와 협력해 납치 피해자를 가족에 돌려보내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유엔 연설에 이어서 면담까지 한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드린다. (첫 피해가 발생한 지) 40년이 지나도록 육친을 잃어버린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전세계가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 언급한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니 사키에(81) 등 17명이 참석했으며, 면담 뒤 납치된 가족의 사진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과 사진 촬영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요코타 메구미를 염두에 두고 “북한이 일본 해변에서 (1977년) 13살 소녀를 납치했다”며 북한을 비난했다. 요코타 메구미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북일 국교 정상화와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 2002년 평양을 방문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에게 요코타 메구미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4년 11월 유골을 일본에 전달했으나 유골 감정결과 디엔에이(DNA) 감정 불능으로 나왔다. 일본에서는 북한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확산됐고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는 북한에 납치됐다가 2002년 고이즈미 방북 때 귀국한 소가 히토미(58)도 참석했다. 미국 대통령이 소가와 같은 납치 피해자 본인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한 것은 2006년 조지 부시,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번이 세번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납치 문제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인 미국 대통령은 이제껏 없었으며, 면담 규모도 이번이 최대다. <산케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방문 때 국회 연설에서 북한 납치 문제를 언급할 예정이라고 6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납치 문제에 대해서 유엔 총회 연설에서 언급하고 피해자 면담까지 하면서, 외교적으로 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으로도 큰 도움을 받게됐다.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로 명문가 출신 귀공자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아베 총리가 정치적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납치 문제였다. 아베 총리는 2002년 고이즈미 총리 방북 때 관방부장관으로 동행했다. 아베 당시 관방부장관은 납치 피해자 5명을 일단 일본으로 일시귀국한다는 당초 협상 내용과 달리 영구 귀국을 주장하고 이를 관철시켜 정치적으로 거물이 됐다.

아베 총리는 2012년말 2차 정권을 발족해 극적으로 재기한 뒤에도 북한 문제를 주요하게 부각해, 정권의 지지기반 확대에 이용해왔다.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대북 강경 자세인 아베 정부이지만 지난 2014년 2004년 이후 10년만에 평양에서 북한과 정부간 회담을 개최한 적도 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지금은 (북한에) 대화가 아닌 압력을 가할 때”라고 강조하지만, 아베 총리가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 방북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납치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으로 납치 문제가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에 생존해있을 가능성이 있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일본 귀국을 위해서는 결국은 일본과 북한의 외교 교섭이 필요하기 ?문이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이 아니라 납치 피해자 일본 귀국이 성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