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1.08 21:51
수정 : 2017.11.08 23:29
트럼프 “DMZ 방문 아이디어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에
문 대통령 “당신이 가면 내가 동행하겠다”
트럼프 “다음에 오면 꼭 가고 싶다”
|
8일 아침,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헬리콥터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려 했으나 안개 탓에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에서 대기하는 동안 참모들이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한·미 정상의 ‘사상 첫 비무장지대(DMZ) 동반 방문’을 추진했으나 기상 사정 탓에 무산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짙은 안개 탓에 도착하지 못한 채 회항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침 7시께 헬기로 비무장지대를 향해 출발했고, 안개 탓에 이동이 어려워지자 도중에 내려 승용차로 바꿔 타고 비무장지대에 도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먼저 도착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약 10분 간격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오전 9시까지 30분 정도 기다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려 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감사하다. 그 의지가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개·황사 등으로 비무장지대의 가시거리는 25m가량에 그쳤다고 한다. 양국 정상은 전날 회담에서 비무장지대를 함께 방문하기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그동안 로널드 레이건(1983년), 빌 클린턴(1993년), 버락 오바마(2012년) 등 미국 대통령 단독으로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적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한·미 양국 정상이 함께 비무장지대를 찾은 사례는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비공개 단독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려는 의향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떠시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라고 되물었다”며 “이에 문 대통령은 ‘당신이 가면 내가 동행하겠다’고 해 비무장지대 방문이 추진됐다”고 전했다.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은 아시아 순방 시작 전에 이미 계획된 사안이라고 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비무장지대 방문 무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낙담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연설에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다음에 오면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김영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연설 뒤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그는 “여기 잠든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당신들의 희생은 언제나 기억될 것이다”라는 문구가 미리 인쇄된 방명록에 서명했다. 1박2일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다음 방문지인 중국 베이징으로 떠났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