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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09 17:10 수정 : 2017.11.09 23:1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한반도 비핵화-대북제재 철저이행”
트럼프-시진핑 공동회견서 원론만

중, 독자제재 성의표시?
미 ‘북핵 해결사’ 중국 압박기조 확고
계좌폐쇄·국경무역 단속 수용 가능성

미, 중 외교적 가교역할 인정?
시진핑 “한반도문제 소통·협력 유지”
중 대북특사 등 사전 의견교환 해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일 정상회담 내용을 보면, 미-중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철저 이행’이라는 최소한의 공통분모에 합의한 내용만 공개했다. 일부에선 중국은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 요구를 일정 정도 수용하고,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적 가교’라는 중국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중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에 합의했다는 것은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반복되는 표현으로,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문제는 미-중 정상회담 전부터 쟁점이 돼온 중국의 대북 제재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회담 전부터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를 압박할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예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방한 기간 중 국회 연설에서 “모든 국가들, 중국,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격하시키며 모든 무역·기술 관계를 단절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우선, 안보리 결의 이행과 관련해 미국 쪽은 국경무역 등을 대북 제재 이행의 ‘구멍’으로 보고 중국에 철저한 단속을 요구해왔다. 중국도 공식적으로 안보리 이행을 철저하게 준수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양쪽이 쉽게 합의할 수 있는 문구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안보리 결의 이행을 넘어선 중국의 ‘독자제재’라고 할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8일(현지시각) 회담 예상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대북 (원유 등) 유류 제품 수출 중단, 중국에 있는 북한 은행 계좌 폐쇄, 중국에서 일하는 수만명의 북한 노동자들 본국 송환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소식통은 “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미국과 협조해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점은 확고하다”며 “유류 수출 중단은 중국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북한 은행계좌 폐쇄는 중국 입장에선 비교적 쉬운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이 비교적 타격이 적은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제재와 관련해 미국에 ‘성의 표시’를 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가가 대북 대응 노력에 참여하고 금융 분야에서 대북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재 이후’의 북핵 해결법에서는 중국 쪽 입장만 두드러졌다. 시 주석은 이날 “관련 당사국과 한반도 및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으로 가는 길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한 것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협상틀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도 없고, 북-미 양자 간 해결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시 주석이 “양쪽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노력을 견지하기로 했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소통 및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부분은 아직은 모호한 구석이 있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중국이 향후 대북 특사 파견 등을 염두에 두고 미국 쪽과 사전 의견 교환을 한 것 아니냐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앞으로 북한과 미국의 외교적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은 대화를 할 시기가 아니며, 대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는 조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의 운신 폭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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