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17 17:22
수정 : 2017.12.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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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대회의실에서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둘째) 등 관계자들이 전날 밤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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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17시44분~21시8분에 잇따라
병원 “모두 위급 치료구역에 있었다”
전문가 “감염병 가능성은 매우 낮아”
경찰 “약물 수거 감식중”…18일 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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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대회의실에서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둘째) 등 관계자들이 전날 밤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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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를 일으켜 숨진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경찰과 보건당국의 부검·약물분석·역학조사 등을 남겨두고 있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는 데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감염병에 의한 사망 확률은 낮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17일 경찰과 병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 격리돼 집중치료를 받던 신생아들은 16일 오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온 뒤 숨졌다. 최초 심정지는 입원 6주째였던 김아무개 산모의 아들한테 발생했다. 이 아기는 16일 오후 5시44분 심정지가 발생해 6시4분까지 20분 동안 1차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8시12분부터 10시10분까지 2시간가량 2차 심폐소생술을 받다 숨졌다. 이후 입원한 지 24일째였던 안아무개양이 저녁 7시23분부터 9시32분까지, 입원한 지 5주째였던 백아무개군이 밤 9시부터 10시31분까지 심폐소생술을 받다 숨졌다. 입원한 지 9일째였던 김아무개 산모의 딸 역시 밤 9시8분 심정지가 온 뒤 10시53분까지 2차례 심폐소생술을 받다가 숨졌다.
사고 뒤 8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고 4명은 퇴원했다. 사고 초기 병원을 옮기는 조처가 늦어진 신생아 2명은 모두 입양대상자들로, 한 명은 미혼모 엄마와 퇴원했고 다른 한명은 뒤늦게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신생아들은 미숙아로 태어나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아왔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미숙아의 경우 장기 등이 완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숨진 4명 모두 가장 위급한 환아들을 치료하는 구역에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양천경찰서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 전담팀과 공조해 의료과실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16일 밤 11시7분 숨진 신생아 중 한명의 보호자로부터 최초 신고를 받았다. 이 신고자는 “아이가 2명 이상이 죽었다. 4명의 아이를 심폐소생술 하고 있다. 이상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신고 직후 현장에 출동해 1차 진술을 받았고, 17일 새벽 숨진 신생아들에게 투여된 약품도 모두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 조처를 담당한 의사 1명과 간호사 4명은 경찰 조사에서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대목동병원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숨진 신생아 가운데 2명은 수술까지 받았던 상황이어서 애초에 위중했지만, 나머지 2명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1차 심정지 뒤 담당 교수 3명이 현장을 지켰기 때문에 그 이후에 의료 과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감염이 사인일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많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일 경우 아이들마다 상태가 달라 숨지는 시기도 달라야 하는데, 여럿이 짧은 시간 동안 동시 사망한 것으로 보아 감염병일 확률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양천구 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병원은 과거에도 감염병으로 문제가 됐던 적이 있어 감염병 관리와 관련된 법정 기준을 잘 지켜오던 곳이며 담당 의사도 감염병은 아니라고 증언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감염병일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김선찬 생활보건과장은 “감염뿐만 아니라 약물이나 다른 원인일 가능성도 있어서 역학조사관들이 치료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약물을 수거해 감식중이며, 부검은 18일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사건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현안보고를 받기로 했다.
황금비 신민정 박기용 남은주 송호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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