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20 14:50
수정 : 2017.12.20 15:21
압수수색한 의무기록 분석…“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사실관계 확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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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4명의 신생아 가운데 3명의 혈액에서 나온 시트로박터 프룬디(시트로박터균)가 같은 유전자형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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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집단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이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사망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압수수색한 의무기록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전날 경찰은 이대목동병원의 전산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숨진 신생아 네 명의 전자의무기록과 의료진이 사용했던 진료사무 수첩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의무기록을 분석해 출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신생아의 건강 상태, 의료진으로부터 어떤 진료를 받았고 어떤 약을 처방받았는지 등 사실 관계를 따져볼 계획이다. 신생아중환자실 내부에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없어 해당 의무기록이 사망한 신생아의 사인을 밝히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의사든 간호사든 실수에 의해서 균에 감염됐다면 명백한 의료과실에 해당하지만 약 조제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고 약 원료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생아를 대상으로 진행된 모유 수유 임상시험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찰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은 숨지기 전 모유를 모두 먹은 한 명의 신생아를 제외하고 신생아 세 명의 모유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원에 넘긴 상태다. 병원쪽이 부모로부터 임상시험 동의를 받는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임상시험의 대상이 된 신생아들이 산모 각각으로부터 모유를 수유했다. 모든 모유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공통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적은 만큼 집단 사망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모두 네 명의 신생아가 90여분 사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8일 직속 전문수사부서인 광역수사대에 전담 수사를 맡겼다. 광역수사대는 19일 8시간30분에 걸쳐 이대목동병원을 압수수색하면서 의무기록과 인큐베이터, 의약 기기 등 감염가능성이 있는 물품을 확보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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