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27 15:00
수정 : 2017.12.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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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대회의실에서 정혜원 병원장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던 중 희생자 유족이 병원의 사건수습과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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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대표, 입장문 발표하고 공개질의서 전달
“입원부터 이상 증상 발생까지 상황설명 해달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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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대회의실에서 정혜원 병원장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던 중 희생자 유족이 병원의 사건수습과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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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의 유족들이 병원에 공개질의서를 전달하며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숨진 신생아들의 유가족 대표인 조아무개씨는 27일 낮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유가족의 입장문을 공개하며 “사건 전날까지만 해도 의료진으로부터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나쁘다는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를 수 있었는지 병원의 설명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조씨는 “병원에서 유가족을 제외한 언론브리핑을 하고, 1차 면담도 파행에 이르는 등 병원 쪽의 대응에 피눈물을 흘리며 규탄하며 공개질의서를 전달한다”고 했다.
유가족들이 병원에 전달한 공개 질의서에는 공통 질문으로 △아이들이 입원 후 이상 증상이 발현됐을 때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상세한 상황설명이 담겼다. 또한 개별 질문으로는 △숨진 정아무개양의 엄마에게 ‘돔페리돈’(산모의 모유 분비를 촉진하기 위한 처방) 처방을 요구하면서까지 모유수유에 집착한 이유 △숨진 안아무개양이 이미 12월12일 로타바이러스 확진을 받았음에도 보호자에게 고지하지 않은 이유 △백아무개군이 숨지기 직전 심박수가 분당 203회에 이르는 등 이상징후가 시작되었음에도 심폐소생술이 시작되고 나서야 보호자에게 연락한 이유 △조아무개군의 부모가 16일 점심 면회 시 심박수가 230까지 오른 것을 확인한 뒤 의사 면담을 2차례나 요구했지만 거절한 이유 등을 요구했다.
조씨는 입장문과 공개질의서를 병원 쪽에 전달한 뒤 “병원은 이에 대한 답변을 28일 오후 1시까지 유족들에게 전달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씨는 “그간 병원에서 본인들이 파악한 사고 원인이라도 유가족에게 설명하는 것이 인간된 도리라고 생각하지만, 20일 병원과 유가족의 1차 면담이 파행된 뒤에는 병원 쪽으로부터 그 어떤 연락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이어 ‘숨진 아이들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주사제에서도 검출됐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병원에서 죽게 되어 부모로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병원 쪽의 과실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지난 16일 오후 9시31분부터 오후 10시53분 사이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심정지가 온 뒤 숨졌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현장에 있었던 간호사 1명과 현장에 없었던 전공의 1명을 소환해 사건 당일 진료 내용과 약물 주사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숨진 신생아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이들에게 투여된 지질영양 주사제에서도 검출됐다”고 밝혔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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