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4 15:48
수정 : 2019.02.2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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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케이티(KT) 아현국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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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방재난본부, 4차례 감식 끝에 화재보고서 발표
‘소규모 통신구’로 분류…온도센서·소방시설 규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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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케이티(KT) 아현국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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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케이티(KT)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지하 통신구 화재가 ‘환풍기 제어반(제어 장치)’에서 시작됐다는 소방당국의 결론이 나왔다.
24일 <한겨레>가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서울소방재난본부의 ‘서울시 서대문구 케이티 아현지사 인입통신구 화재보고서’ 자료를 보면, 합동감식단은 “아현지사 인입통신구(아현지사 내 통신구와 주 통신구를 연결해주는 지점)에 설치된 통신케이블의 초기 장애신호가 접수된 방향에 비춰볼 때 환풍기 제어반 쪽에서 불길이 확산돼 통신 장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제어반 안에는 전류 차단기와 변압기 등 각종 부품이 접속되는 부분과 스위치 접점이 여러개 위치해 있어 전기 발열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주 통신구의 경우 환풍기 제어반에 40도씨 이상 온도 상승을 감지하는 센서와 소방시설(자동확산소화기)을 설치해 화재 위험성에 대비한다. 그러나 인입통신구 내 환풍기 제어반에는 온도센서와 확산소화기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현지사 인입통신구(112m)는 500m 미만의 ‘소규모통신구’로 분류돼 소방법상의 설치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고의적(방화) 요인 △담뱃불 유입 등 부주의 △인화성가스에 의한 발화 가능성 등도 조사했으나 통신구에 외부침입이 어렵고 사고 당일 작업현황이 없었다는 점, 화재 당시 가스폭발음이 들리지 않았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화재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보고서에선 경보를 듣고 화재장소를 최초로 확인한 건물 경비원이 바로 119에 신고를 하는 대신 소화기를 통한 초기진화 시도, 소방시설 작동 등 ‘초동조치 매뉴얼’을 따르느라 화재신고가 12분 지연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사고 당일인 지난해 11월24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모두 4차례의 현장감식 등을 통해 작성된 보고서는 이번 화재에 대한 대책으로 △인입통신구에 대한 온도센서·소화설비 설치 △통신구 관리주체의 일원화 △화재 신고매뉴얼 개선 등을 제시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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