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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15 20:58 수정 : 2018.12.16 18:00

‘태안화력발전 24살 비정규직 고 김용균님 2차 촛불추모제’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촛불을 든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숨진 ‘태안 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두 번째 추모문화제
태안·서울 비롯 전국 각지에서 열려…광화문 광장에 400여명 모여
“KT화재·KTX 탈선·태안화력 사망사고, 근본 원인은 모두 ‘외주화’
안전문제 직결되는 공공기관 외주화,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달라”

‘태안화력발전 24살 비정규직 고 김용균님 2차 촛불추모제’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촛불을 든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용균아, 스물네살 꽃다운 나이에 너를 먼저 보내는구나. 다음 생에는 비정규직 없는 나라, 일하기 좋은 나라, 그런 나라에서 태어나거라. 부디 그곳에서는 무섭지 않게 불안하지 않게 외롭지 않게 편하게 잠들거라.” 지난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을 하다 기계에 끼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용균(24)씨의 두 번째 추모문화제가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15일 오후 태안과 서울을 비롯해 강원·전남·제주 등 전국에서 김용균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지역별 추모 행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고 밝혔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400여명(주최 쪽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이날 저녁 7시부터 ‘죽음의 외주화 중단,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과 만납시다”, “죽음의 사회 구조를 바꾸자”, “비정규직 이제그만 비정규직 철폐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태안화력발전 24살 비정규직 고 김용균님 2차 촛불추모제’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시민들이 쓴 추모메시지 옆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날 추모문화제에서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이들은 김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었다. 6명의 동료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추호영씨는 “밥먹는 시간도 모를 만큼 부지런히 일한 용균아,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위험하게 일했는지 우리는 안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며 “왜 더 적극적으로, 더 큰 목소리로 설비를 개선하고 근무조건을 개선 해달라고 더 크게 말을 못했는지 정말 미안하다”고 입을 뗐다. 그는 이어 “서부발전은 변명만 늘어놓고 있고 지금도 전국의 화력발전소에서는 여전히 똑같은 컨베이어 벨트가 계속 돌고 있다”며 “용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레일 관광개발 소속 케이티엑스 승무원 김승현씨도 추모 발언을 했다. 김씨는 “케이티 통신 화재사고부터 고양 온수관 파열, 케이티엑스 강릉 열차선 탈선사고 그리고 김용균씨의 죽음까지, 최근 일어난 사고들은 각각의 사고들로 보이지만 ‘외주화’가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케이티엑스 승무원들도 외주화 된 채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 케이티엑스 승무원들은 자회사 정규직이지 않냐고 하지만, 자회사 정규직은 무늬만 정규직일 뿐 원청이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어 자회사는 원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임금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고, 안전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안전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천명한 만큼 ‘공공기관 외주화’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며 “공공기관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태안화력발전 24살 비정규직 고 김용균님 2차 촛불추모제’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촛불을 든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날 추모문화제에서는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는 중간에 김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미공개 사진과 영상도 공개됐다. 부모와 나란히 얼굴을 마주대고 찍은 셀카 사진과 양복을 입었던 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전면 스크린에서 보여지자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이들 중 다수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화제를 마친 이들은 광화문광장부터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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