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06 14:04
수정 : 2019.01.0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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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0일 산업재해 유가족 등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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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금속가공 공장 입사 7개월만에 목숨 잃어
유족들 “골든타임 놓쳤다”며 철저한 수사요구
경찰 설비 이상과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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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0일 산업재해 유가족 등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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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에서 죽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입사한 지 7개월밖에 안 된 20대 청년이 자동문 설치 작업을 하다 철판 문틀과 작업대 사이에 몸이 끼여 숨졌다. 유족들은 “골든 타임을 놓쳐 목숨을 잃었다”며 철저한 경찰 수사를 요구했다.
경기도 화성서부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3시15분쯤 화성시 팔탄면의 한 금속가공 공장에서 고소 작업대(리프트)에 올라 자동문 설치작업을 하던 ㄱ씨(27)가 숨져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ㄱ씨는 이날 5m 높이의 자동문을 달기 위해 작업대에 올라가 전기 배선 일을 하던 중 작업대가 3.5m 높이에서 갑자가 상승해 상체가 문틀과 작업대 사이에 끼었다. 사고 당시 ㄱ씨와 2인 1조로 작업하던 동료 ㄴ씨(28)는 지상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 소리를 듣고 ㄱ씨를 꺼내려고 애썼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119로 신고했다. ㄱ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이날 오후 4시께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유족들은 경찰에서 ”문틀과 작업대 사이에 끼었지만 구조하는 데 45분이나 걸려 목숨을 잃었다”며 “ㄱ씨는 애초 연구직으로 입사했으나 생산 라인에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함께 일하던 동료가 곧바로 구조를 시도했으나, 문틀과 작업대에 낀 ㄱ씨의 가슴에 작업대 조종 장치가 있어 실패했다. 출동한 소방대가 작업대를 해체하느라 구조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ㄱ씨가 올라가 작업한 고소 작업대가 자동문 설치 업체로부터 임대한 것으로 확인돼 이 작업대의 오작동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자동문 설치 업체가 안전 수칙에 따라 제대로 설치했는지 등을 조사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한편, 회사 쪽은 ㄱ씨가 연구직으로 입사했다는 유족들의 주장에 대해 “채용 공고와 직무 교육 내용 등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ㄱ씨는 3개월 실습을 거쳐 실무 현장직으로 채용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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