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월간퇴사> 제작자 한국의 전통 중 하나는 청년의 이른 죽음이다. 일터에서, 사고로 죽거나 죽음에 이르는 상황을 지속하다 죽는다. 최근에는 새로운 전통이 생겼는데, 일터에서 버티다 스스로 죽는 것이다. 많은 일터가 개판이라는 것은 과거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통해 이미 오래전에 알려졌지만, 아직도 일터에서의 청년 사망 사건이 들려오는 것을 보면 이는 분명 전통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렇게라도 빈정거려야 미치지 않을 것 같다. 2019년을 사는 우리의 일터가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가 않다. 얼마 전 35살 청년의 사망 기사를 접했다. 고작 나와 두살 차이다. 그는 일하다가 죽었다. 아니, 일하다가 휴식 시간에 죽었다. 서진산업 사내하청 ㄱ업체 소속 장아무개씨는 경북 경주공장에서 사망했다. 공장 내 도로 인근에서 휴식 중 4.5t 지게차와 충돌했다. 공사 현장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직군의 운 나쁜 사례일까? 기사화된 청년 노동자 사망 사건을 찾아봤다. 2019년 7월, 27살 김아무개씨(현대엘리베이터 애프터서비스팀), 일터(부산 동래구 주택재개발사업 현장)에서 사망. 엘리베이터 수리작업 중 급작스러운 상승으로 승강기와 콘크리트 벽체 사이에 낌. 5월, 35살 이은장씨(공주우체국 상시계약집배원), 자택에서 돌연사. 숨겨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추정. 4월, 24살 김태규씨(건설일용직), 일터(수원시 건설현장)에서 사망. 5층 승강기에서 자재 운반 작업 중 추락. 3월, 31살 ㄱ씨·33살 ㄴ씨(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코리아 협력업체), 일터(부산 해운대아파트)에서 사망. 승강기 교체작업 중 추락. 2월, 24살 김형준·김태훈씨, 31살 김승회씨(한화 대전사업장), 일터(이형공실, 로켓 추진체 연료 분리 작업장)에서 사망. 연료 폭발에 휘말림. 2018년 12월, 24살 김용균씨(한국발전기술), 일터(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 컨베이어벨트에 끼임. 8월, 23살 김아무개씨, 일터(대전 씨제이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사망. 감전. 5월 29살 ㄷ씨·28살 ㄹ씨·33살 ㅁ씨(한화 대전사업장), 일터(충전공실, 로켓 연료 추진 작업장)에서 사망. 밸브 폭발에 휘말림. 2월 27살 박선욱씨(서울아산병원) 사망.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하다 투신. 2017년 11월, 19살 이민호씨(제이크리에이션), 일터(제주 생수공장)에서 사망. 적재기에 눌림. 5월, 19살 홍수연씨(LB휴넷) 사망. 일터(전주 엘지유플러스)의 콜수 압박에 시달리다 자살. 2016년 12월, 36살 ㅅ씨(씨유 알바노동자), 일터(경북 경산 씨유편의점)에서 사망. 50대 남성 이용자의 칼에 찔림. 10월, 27살 이한빛씨(씨제이이앤엠) 사망. 일터(<혼술남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촬영팀 교체 및 계약금 환수 등으로 괴로워하다 자살. 7월, 28살 김아무개씨(넷마블) 사망. 급성심근경색으로 산재 인정. 5월, 33살 김홍영씨(서울남부지검) 사망. 상사의 지속적 폭언·폭행에 노출된 후 자살. 5월, 19살 김아무개씨(은성PSD 소속), 일터(서울 구의역)에서 사망.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중 열차와 안전문 사이에 낌. 2014년 1월, 18살 김동준씨(씨제이제일제당) 사망. 상사의 괴롭힘 등으로 인한 자살로, 산재 인정. 인정되지 않은 과로사와 기록되지 않은 일터 내 죽음을 더해보면 어떨까? 그야말로 훌륭한 전통이다.
칼럼 |
[2030 리스펙트] 청년을 죽이는 전통의 나라 / 곽승희 |
독립출판 <월간퇴사> 제작자 한국의 전통 중 하나는 청년의 이른 죽음이다. 일터에서, 사고로 죽거나 죽음에 이르는 상황을 지속하다 죽는다. 최근에는 새로운 전통이 생겼는데, 일터에서 버티다 스스로 죽는 것이다. 많은 일터가 개판이라는 것은 과거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통해 이미 오래전에 알려졌지만, 아직도 일터에서의 청년 사망 사건이 들려오는 것을 보면 이는 분명 전통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렇게라도 빈정거려야 미치지 않을 것 같다. 2019년을 사는 우리의 일터가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가 않다. 얼마 전 35살 청년의 사망 기사를 접했다. 고작 나와 두살 차이다. 그는 일하다가 죽었다. 아니, 일하다가 휴식 시간에 죽었다. 서진산업 사내하청 ㄱ업체 소속 장아무개씨는 경북 경주공장에서 사망했다. 공장 내 도로 인근에서 휴식 중 4.5t 지게차와 충돌했다. 공사 현장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직군의 운 나쁜 사례일까? 기사화된 청년 노동자 사망 사건을 찾아봤다. 2019년 7월, 27살 김아무개씨(현대엘리베이터 애프터서비스팀), 일터(부산 동래구 주택재개발사업 현장)에서 사망. 엘리베이터 수리작업 중 급작스러운 상승으로 승강기와 콘크리트 벽체 사이에 낌. 5월, 35살 이은장씨(공주우체국 상시계약집배원), 자택에서 돌연사. 숨겨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추정. 4월, 24살 김태규씨(건설일용직), 일터(수원시 건설현장)에서 사망. 5층 승강기에서 자재 운반 작업 중 추락. 3월, 31살 ㄱ씨·33살 ㄴ씨(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코리아 협력업체), 일터(부산 해운대아파트)에서 사망. 승강기 교체작업 중 추락. 2월, 24살 김형준·김태훈씨, 31살 김승회씨(한화 대전사업장), 일터(이형공실, 로켓 추진체 연료 분리 작업장)에서 사망. 연료 폭발에 휘말림. 2018년 12월, 24살 김용균씨(한국발전기술), 일터(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 컨베이어벨트에 끼임. 8월, 23살 김아무개씨, 일터(대전 씨제이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사망. 감전. 5월 29살 ㄷ씨·28살 ㄹ씨·33살 ㅁ씨(한화 대전사업장), 일터(충전공실, 로켓 연료 추진 작업장)에서 사망. 밸브 폭발에 휘말림. 2월 27살 박선욱씨(서울아산병원) 사망.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하다 투신. 2017년 11월, 19살 이민호씨(제이크리에이션), 일터(제주 생수공장)에서 사망. 적재기에 눌림. 5월, 19살 홍수연씨(LB휴넷) 사망. 일터(전주 엘지유플러스)의 콜수 압박에 시달리다 자살. 2016년 12월, 36살 ㅅ씨(씨유 알바노동자), 일터(경북 경산 씨유편의점)에서 사망. 50대 남성 이용자의 칼에 찔림. 10월, 27살 이한빛씨(씨제이이앤엠) 사망. 일터(<혼술남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촬영팀 교체 및 계약금 환수 등으로 괴로워하다 자살. 7월, 28살 김아무개씨(넷마블) 사망. 급성심근경색으로 산재 인정. 5월, 33살 김홍영씨(서울남부지검) 사망. 상사의 지속적 폭언·폭행에 노출된 후 자살. 5월, 19살 김아무개씨(은성PSD 소속), 일터(서울 구의역)에서 사망.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중 열차와 안전문 사이에 낌. 2014년 1월, 18살 김동준씨(씨제이제일제당) 사망. 상사의 괴롭힘 등으로 인한 자살로, 산재 인정. 인정되지 않은 과로사와 기록되지 않은 일터 내 죽음을 더해보면 어떨까? 그야말로 훌륭한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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