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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1 19:53 수정 : 2019.06.11 22:04

11일 오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크레인 클라크 아담호가 인양을 시작한 뒤로 선내 시신수습과 선미 연결부위 추가작업을 마치고 허블레아니호 전체 모습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1일 오전 7시10분께 물 위로 올라와…한국인 3명·헝가리인 선장 등 수습

11일 오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크레인 클라크 아담호가 인양을 시작한 뒤로 선내 시신수습과 선미 연결부위 추가작업을 마치고 허블레아니호 전체 모습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국인 관광객 등 35명을 태우고 지난달 29일 밤 9시5분께(이하 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헝가리 이름 두너강)에 침몰한 ‘허블레아니호’가 사고 13일 만인 11일 강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선내 수색을 통해 이날까지 찾지 못한 실종자 8명(한국인 7명, 헝가리인 1명) 가운데 헝가리인 선장과 6살 어린이 포함 한국인 3명 등 모두 4명의 주검이 수습됐다. 이날 오후 1시30분(한국시각 저녁 8시30분) 선내 수색이 마무리된 허블레아니가 바지선으로 옮겨질 때까지 한국인 실종자 4명은 발견되지 않았다.

본격적인 인양을 앞둔 이날 오전부터 사고 현장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오전 6시47분, 200t을 끌어올릴 수 있는 크레인 ‘클라크 아담호’가 허블레아니를 감싼 4개의 와이어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부다페스트의 수은주는 22도를 가리켰고, 바람은 잔잔했으며 날씨는 화창했다. 초기 인양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수심 6.8m 아래 가라앉아 있던 높이 5.4m의 허블레아니는 인양 시작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오전 7시10분께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에 있던 한국·헝가리 취재진과 시민 등 200여명은 동시에 ‘아아’하는 긴 탄식을 쏟아냈다.

11일 오전 7시 10분께 (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크레인 클라크 아담호와 바지선들 사이로 허블레아니호가 서서히 선체를 드러내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가장 먼저 물 밖으로 나온 것은 조타실이었다. 조타실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자 클라크 아담은 와이어를 끌어올리는 일을 잠시 멈췄다. 이후 헝가리 수색요원들이 배 위로 올라가 조타실에서 7시43분께 헝가리인 선장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를 수습했다. 선장의 주검은 인양 장소 근처에 실종자 수만큼 준비된 소형 경비정으로 옮겨져 뭍으로 향했다. 남은 경비정 수는 일곱이 됐다.

7시55분께 2층 갑판까지 모습을 드러낸 허블레아니는 사고 당시 충격 때문인지 곳곳이 뒤틀리고 패어 있었다. 헝가리 쪽이 맡기로 한 1단계 조타실 수색이 마무리된 뒤 한국 쪽 수색요원 2명이 추가 투입돼 갑판 등에서 실종자를 찾는 2단계 수색을 시작했다. 한국과 헝가리 수색요원 4명은 2층 선미·선수 갑판에서 수색에 방해되는 물건들을 정리해가며 실종자를 찾기 시작했다. 수색요원들은 8시4분부터 14분까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3명을 조타실 뒤쪽에서 잇따라 발견했다. 외조부와 외조모, 어머니 등 3대가 함께 탑승했던 최연소 탑승객인 6살 어린이도 포함됐다. 흰색 방역복에 안전모를 쓴 한국 쪽 운구 요원들은 실종자가 주황색 들것에 실려 배 밖으로 나오면 주검을 잠시 내려놓은 뒤 경례로 예를 표했다.

11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허블레아니호가 인양되고 있다. 선내 수색과 배수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선체 외벽에 파손된 흔적이 보인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2단계 수색은 8시50분께 마무리됐지만 배를 모두 들어올려 1층 선실 안을 수색하는 3단계 작업은 바로 이어지지 못했다. 허블레아니의 선미 쪽이 예상보다 많이 파손된 상태라 보강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헝가리 당국은 수색을 중단하고 허블레아니 선미에 와이어를 거는 작업을 시작했다. 52t 무게의 허블레아니를 여섯 가닥의 강철로 이뤄진 와이어 5개가 지탱하게 됐다.

2단계 수색이 마무리된 9시께에는 샨도르 핀테르 헝가리 내무장관이 인양 현장과 실종자 가족들이 작업을 참관하는 현장상황실을 방문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에게 인양과 주검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크 아담은 9시40분께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1층 선실이 수면 위로 나오자 인양은 잠시 중단됐고, 선수·선미에서 물을 빼는 작업이 시작됐다. 한국과 헝가리 수색요원은 배수 작업이 마무리된 오전 11시5분께 1층 선실로 들어가 실종자 수색을 재개했다. 1층 선실에는 사고 당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모여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층 선미 선실, 선수 선실, 갑판 순서로 수색한 수색요원들은 한 명의 실종자도 찾지 못했다.

수색이 마무리된 뒤 허블레아니는 오후 1시30분께 바지선으로 옮겨졌다. 이후 체펠섬에서 선박 정밀 감식이 이뤄지게 된다. 크리스토프 갈 헝가리 경찰청 대변인은 “선박을 체펠섬으로 옮겨 혹시 선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실종자를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인양이 마무리된 뒤에도 허블레아니가 가라앉았던 장소와 하류 쪽을 추가로 수색해 실종자를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부다페스트/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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