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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신학철 엘지화학 대표 “일본 수출규제 시나리오 세워 대비 중”

등록 2019-07-09 15:40수정 2019-07-09 20:13

부회장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
“2024년 배터리 비중 50% 목표”
SK이노 소송 관련 “지재권 보호”
“어떻게 될지 단정할 수 없어 규제 확대를 가정해 시나리오 플래닝에 들어갔다.”

신학철 엘지(LG)화학 부회장은 일본의 무역보복이 배터리 소재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신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엘지트윈타워에서 취임 뒤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수출 규제) 3가지 품목은 현재로선 영향이 전혀 없다”며 “수출 규제 확대가 현실화한다면 원료 다각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쓰리엠(3M) 수석부회장 출신인 신 부회장은 지난 1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최고경영자(CEO)다.

신 부회장은 엘지화학의 목표가 2024년 매출 59조원,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 달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질 것”이라며 “올해 말이 되면 약 70%의 매출이 한국 바깥에서 일어나고, 50%의 직원이 한국 바깥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을 2024년 매출 비중 30%대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50% 수준인 3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 부회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특히 연구개발 혁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1조3천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인원을 5500명에서 62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Lean Six Sigma)를 도입해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하고, 매출액 대비 ‘실패비용’(공정손실·재작업·반품처리 등 비용)을 5년 내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린 식스 시그마는 낭비적 요소를 최소화한 품질개선 활동이다. 신 부회장은 포트폴리오 관리와 관련해 “부진한 사업들에 대해 전략적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며 “매각뿐 아니라 합작법인 설립, 자산 인수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과 진행 중인 영업비밀 유출 소송과 관련해 신 부회장은 “어떤 회사든지 가장 중요한 게 지적 재산권”이라며 “이에 대한 보호는 어느 회사나 중요하게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또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합작사 설립에 따른 기술유출 우려에는 “지리자동차와의 협약에는 기술 보호에 대한 내용이 만족스러울 정도로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와 관련해, 제품의 디자인 단계에서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해 사전에 위험성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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