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5 11:00
수정 : 2019.08.2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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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이 집필한 <반일 종족주의>는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를 2주간 차지하며 곧 판매량 10만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출처 이승만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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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전 교수 참여한 ‘반일 종족주의’
여러 일본 출판사에서 저작권 문의
일본어판, 문예춘추서 올해 내 출간예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10만부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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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이 집필한 <반일 종족주의>는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를 2주간 차지하며 곧 판매량 10만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출처 이승만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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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이승만학당 학장) 등이 쓴 <반일 종족주의>가 올해 안으로 일본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일본어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출판사와 국내 에이전시 등 여럿이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만학당 관계자는 2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일본 문예춘추출판사와 출간 논의를 진행 중이다. 문예춘추에서 구체적 사항이 담긴 계약서를 보내오면 검토해서 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예춘추출판사는 문학, 예술 관련 서적을 주로 출판하는 일본의 중견 출판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열린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 오다 요시히로 문예춘추 출판부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반일 종족주의> 출판사인 미래사의 고영래 대표는 “일본 출판과 관련한 연락이 많이 왔다. 일본 출판사 2~3곳, 한국 에이전시 3~4곳에서 저작권 문의가 들어왔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작권이 저자들에게 있어서 저자들에게 연락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국내 출간 전부터 일본어판 출간이 계획되었다. 이 책은 이승만학당에서 진행된 온라인 영상 강의를 책으로 정리한 것인데, 영상으로 제작할 때부터 일본어 자막을 달아 일본어 번역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와 계약을 할 때부터 일본어판 저작권은 저자들에게 있다는 점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이승만학당 관계자는 “강의 영상에 한국 시청자보다 일본 시청자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다. 그래서 책도 한국어판 출간 전부터 일본어판을 내려고 했다. 한국인과 일본인 번역자가 나눠 번역했고, 일본어를 아는 이영훈 교수가 다 감수했다. 올해 안으로 출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활동하는 사람들이 일본에서 우호 세력을 확보했듯이, 우리도 양국의 우호 협력을 지지하는 시민 세력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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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종족주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유튜브 채널 강의에서 독도를 ‘반일 종족주의의 최고 상징’으로 언급하면서 독도의 옛 지명으로 알려진 우산국은 지금의 독도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교수의 강의들은 일본어 자막을 입혀 서비스되어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큰 호응을 얻었다. 유튜브 <이승만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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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종족주의>는 “강제징용은 없었다” “일본군 ‘위안부’들은 성노예가 아니었다” “정대협은 전체주의적 권력이다” 등의 주장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책의 저자들을 두고 “부역·매국 친일파라는 호칭 외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반일 종족주의> 저자 6명은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에 조 후보자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이승만학당 관계자는 “수십년간의 연구를 담은 책을 근거를 가지고 비판해야지, 덮어놓고 ‘저자들이 나라를 팔았다’고 하는 것은 분명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란을 등에 업은 <반일 종족주의>는 판매량이 치솟아, 교보문고에서 8월2주차부터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 대표는 “조만간 10만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출판평론가는 “일본 출판사에서 책이 출간되면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려고 준비한다는 소문이 출판계에 돈다. 이 책의 일본어판 출간으로 일본인들의 잘못된 역사 인식이 더 심각해지고, 사실에 기반한 한-일 관계 정상화가 더 어려워지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근대사)는 “일본 우익들은 아직까지도 ‘근대화되지 못한 한국을 근대화시켜주고, 서구제국주의의 위협으로부터도 보호해줬다’는 논리를 펴는데, 이런 논리에 동조하는 한국 학자들이 있으니 얼마나 반갑겠나. 하지만 일본이 근대 문물을 들여온 것은 조선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수탈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근본적 원인이 아니라 표면적 현상만을 보면 역사적 평가를 잘못 내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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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학당에서 발간한 소식지 <이승만 포스트> 2019년 8월호엔 지난 7월17일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에서 열린 <반일 종족주의> 북콘서트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실렸다. 이승만학당 쪽은 이 자리에 오다 요시히로 일본 문예춘추 출판부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출처 이승만학당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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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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