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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일본과 교류 중단 6개월 만에 재개

등록 2019-12-23 15:43수정 2019-12-24 02:44

오거돈 부산시장 21~22일 일본 전격 방문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7개 행사 적극 지지
관계회복 마중물 VS 섣부른 행정교류 재개
오거돈 부산시장(오른쪽 세번째), 김경수 경남지사(오른쪽 다섯번째),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 첫번째)가 21일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열린 제28회 한일해협연안 시·도·현교류 지사회의에 참석했다. 부산시 제공
오거돈 부산시장(오른쪽 세번째), 김경수 경남지사(오른쪽 다섯번째),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 첫번째)가 21일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열린 제28회 한일해협연안 시·도·현교류 지사회의에 참석했다. 부산시 제공

일본의 경제보복조처에 항의하며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과의 행정교류를 전면 중단했던 부산시가 여섯 달 만에 일본과의 행정교류를 재개하고 나섰다. 얼어붙은 한·일관계를 회복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섣부르게 행정교류를 재개하는 것이 아닌지를 우려하는 시선이 교차한다.

신호탄은 지난 21~22일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열렸던 ‘제28회 한일해협연안 시·도·현교류 지사회의’였다. 지사회의는 1992년 처음 열렸으며 한일해협과 이웃한 한국과 일본의 각 4개 도시가 해마다 번갈아 개최한다. 한국에선 부산시와 경남도, 전남도, 제주도가 참가하고 일본에선 후쿠오카현, 사가현, 나가사키현, 야마구치현이 참가한다. 올해는 일자리 창출과 청년고용 문제를 논의했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2심 선고를 앞둔 김경수 경남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참가했다.

오 시장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7월 취임 뒤 처음이다. 또 지난 7월 일본의 경제보복조처 철회를 촉구하며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 자치단체와의 행정교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여섯달 만이다.

이번 방문과 관련해 오거돈 부산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행정교류 중단 선언은 ‘중단을 위한 중단’이 아니라 ‘교류를 위한 중단’이었다. 부당한 경제보복조처를 철회하고 한일 우호관계를 회복하자는 의지였다. 아직 부족하지만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그에 호응하여 방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최근 경제보복조처를 일부 철회한 것을 고려해서 일본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지사회의 합의문이다. 한·일 8개 시·도·현은 각 자치단체와 일자리 관련 기관·기업·대학생이 참여하는 ‘청년고용 위한 실무회의’를 하기로 했다. 또 후쿠오카 모터쇼, 쓰시마 이즈하라항 축제 등 일본에서 열리는 내년도 7개 행사와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등 한국에서 열리는 내년도 4개 행사를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사실상 한·일 자치단체의 전면 교류를 선언한 것이다.

부산시는 조심스러운 태도다. 우리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에 맞선 일본의 경제보복이 완전 철회되지 않아 일본제품 안 사기 운동과 일본 관광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전면 행정교류 재개를 했다는 비판을 우려해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한일 정부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응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7월 부산시는 ‘견고한 입장, 원칙 있는 교류’를 방향으로 내건 대일 교류사업의 2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일본과의 행정교류를 한·일 관계가 개선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민간교류지원사업은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지만 필수 인원만 빼고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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