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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03 18:52 수정 : 2012.04.18 10:14

[토요판] 키워드 놀이

전세계 공인기구 유엔도 환영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공포를 공포스럽게 바라보는 분들이 있다. 청소년을 염려하시는 이분들이 당장 문제라며 집은 대목은 ‘조례 12조’(‘학생의 의사에 반해 복장, 두발 등 용모에 대해 규제해서는 안 된다’)다. “개학하면 교문을 강타할 ‘염색과 파마의 쓰나미’를 어찌 감당할 것이냐!”

‘파수꾼의 사명’을 자처한 한 기독교 단체는 이런 ‘탈선 조장 조례’를 폐기해야 한다며 기도회까지 열었다. ‘귀밑 3㎝ 머리, 무릎 아래 길이 교복’ 규정이 칼같이 지켜지던 1990년대 중반, 앞머리를 파마하고 야자 땡땡이를 주도했던 ‘죄’가 떠올라 발이 저려온다. ‘오, 주여. 제 코끝에 침을 발라주소서!’

10대 여가수의 ‘섹시춤’에 환호하며 ‘너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부추기는 세상이다. 단속해도 파마할 녀석들은 다 한다. 군대나 감옥 같은 ‘통제’된 공간에서나 이뤄지는 두발 단속을 운운하는 건 애들이 내 맘대로 안 될 것이란 공포 때문이렷다. 영~ 영이 서지 않는 ‘권위’에게 지하에서 최익현 선생이 외치실라. “차라리 내 목을 잘라라.”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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