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6.08 18:14 수정 : 2012.06.10 16:12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기준금리 인하 VS 신용등급 강등
유럽 변수 폭발력이 역시 클 듯

숨가쁜 24시간이 흘렀다. 지구를 한바퀴 돌아 스페인과 중국, 미국, 다시 스페인에서 연이어 날아든 긴급뉴스들이 국제 금융시장에 몰아쳤다.

첫 주자는 스페인.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스페인 중앙은행이 실시한 입찰에서 국채 20억유로(2조9400억원) 물량은 모두 팔려나갔다. 시장이 스페인 정부에 완전히 등을 돌리진 않은 셈이다. 이어 저녁 8시께 중국에서 중대 발표가 터져나왔다. 아시아 각국 증시가 폐장하고 유럽 증시가 오전 장을 끝낼 무렵이었다. 중국인민은행은 누리집을 통해 다음날인 8일부터 기준금리인 1년 만기예금 및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내린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한마디로 돈줄을 풀겠다는 얘기다. 잠시 뒤 미국도 거들고 나섰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8일 새벽 미 의회 합동청문회에 출석해 ‘필요한 조치의 준비’란 단어를 입에 올렸다. 자신에게 쏠린 눈길을 향해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양새다. 이처럼 반전되는 듯한 분위기도 한순간. 8일 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스페인이 9일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는 3개 대륙에서 터진 긴급뉴스의 ‘약발’은 어떻게 될까? 흔히 G2라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을 두고, 금융시장은 조심스레 본격적인 경기부양 모드로의 전환으로 해석하려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중국인민은행의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유럽 주요국 오후 증시가 급등세를 탄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중국의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우는 배경이다. 최근 인도,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등 주요 신흥국가들이 연이어 금리를 내린 것 역시 신흥국가들이 주도하는 경기부양 흐름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하지만 스페인발 뉴스는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스페인의 국채 발행은 애초 아예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그래도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10년 만기 국채 발행 금리는 연 6.44%로 ‘위험 수준’으로 꼽히는 6%를 크게 웃돌았다. 발행 금리가 높다는 말은 상품(스페인 국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그만큼 인색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그리스와 포르투갈 역시 국채 금리가 위험수준을 크게 웃돈 뒤 구제금융 신세로 전락한 바 있다. 아니나 다를까,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8일 스페인의 국가신용도를 투자 등급의 마지노선인 BBB로 무려 3단계나 끌어내렸고, 이어 외신들은 구제금융 신청설을 보도했다.

다음주 국제 금융시장은 ‘중국’과 ‘스페인’ 가운데 과연 누구 손을 들어줄까? 일단 8일 하루 시장은 숨고르기에 나섰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는 대부분 1% 남짓 하락한 채 마감했다. 코스피도 전날보다 0.17%(12.31) 내린 1835.1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6%(46.10)나 급등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문회에 나선 버냉키 의장이 당장 화끈한 특별대책 카드를 제시하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 요인을 두루 고려한다면, 다음주 금융시장을 좌우할 변수의 무게중심은 스페인 쪽으로 좀더 기울어진 듯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스페인 은행 점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좀더 적나라한 스페인 성적표가 공개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스페인 경제는 날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스페인이 올해 연말까지 갚아야 할 빚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54억8600만유로(155조644억원)다. 어림잡아 지난해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6~8월 3개월간 상환 규모만 절반을 갓 넘는 534억유로에 이른다.

굳이 스페인만 꼭 집어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다음주는 단연 ‘유럽 주간’이나 마찬가지다. 10일엔 프랑스 1차 총선이, 17일엔 그리스 재총선이 치러진다. 하나같이 폭발력 큰 대형 변수임에 틀림없다. 국제 금융시장이 써내려가고 있는 ‘불안한 6월’이라는 드라마에선 여전히 유럽 쪽이 좀더 큰 배역을 맡은 셈이다.

최우성 경제부 정책금융팀장 morgen@hani.co.kr

[화보] 함께 숨쉬는 모든 동물과 가까이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토요판] 리뷰&프리뷰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