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3.15 21:29
수정 : 2013.03.15 21:29
[토요판] 한 장의 다큐
야트막한 구릉지의 옥수동 주택들이 서서히 헐리면서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그 자리에선 재개발이 한창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금호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옥수 13구역 주택재개발지역. 현재 100가구 정도만 남고 이주를 하여 거의 모든 집들이 비어 있다. 그들이 떠난 자리는 어떤 모습일까? 해 질 무렵 옥수동의 빈집 옥상을 올라갔다. 한때 언덕배기 터줏대감이었던 옥상은 쓸쓸한 풍경으로 가득했다. 정든 살림살이, 깨진 유리창, 화분, 텃밭, 그리고 부부가 함께한 의자, 아이의 꿈이 담긴 인형들이 주인을 잃고 널브러져 있었다. 오랜 시간 추억이 깃든 장소였고 그들의 꿈을 키운 원더랜드였을 옥상. 그들은 정들었던 이곳을 떠나 새로운 원더랜드를 찾았을까? 2013년 3월.
윤한수/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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