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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16 20:05 수정 : 2012.11.20 09:52

이춘헌(31·LH공사)

[별별스타] 근대 5종 월드컵 첫 우승 이춘헌
대표팀 탈락 불운 딛고
한국선수론 최초 성과
“선수저변 넓어졌으면”

근대 5종이라는 경기를 처음 접했던 것은 광주체육중학교에 입학했던 1993년부터였고, 이듬해 근대 2종(수영·육상)으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3위에 입상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99년에야 정식으로 근대 5종경기를 뛰기 시작했다. 그만큼 이 종목은 펜싱(에페)과 수영, 승마, 육상, 사격까지 5개 종목을 두루 섭렵해야 하는 어려운 경기다. 등록선수로 뛴 지 꼭 17년째가 된 올해, 5월31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2006년 월드컵에서 2위를 한 적이 있었지요. 그러곤 늘 중하위권에 머물고, 잘해도 2위가 최고여서 2인자 딱지를 떼내지 못했는데, 너무 통쾌합니다.” 4년 선배였던 한도령이 은퇴한 이후 한동안 한국의 근대 5종 간판으로 행세했지만 딱히 내놓을 만한 국제성적이 없던 이춘헌(31·LH공사)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국내대회보다는 국제대회가 더 편하다”는 그의 말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올해 4월 대표선발전에서 후배들에게 밀려 탈락하고도, 연맹 추천 후보선수로 출전한 월드컵에서 당당히 우승을 했다. 오랜 국제대회 경험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었다.

“오전 9시에 시작하면, 저녁 6시는 돼야 경기가 끝납니다. 종목별 순발력도 필요하지만 하루를 계속 버텨야 하는 지구력도 필요하구요. 게다가 점심 이후 첫 경기로 치러지는 승마는 말 추첨에 따른 행운도 큰 변수입니다.” 수영이 남들에 비해 약한 단점을 그는 승마로 메우곤 한다. “이번 월드컵에선 12개의 장애물을 넘는 승마에서 1200점 만점을 받았고, 마지막 사격과 육상 복합경기에서 선두를 추격하며 마침내 우승할 수 있었지요.”

한국인 최초 월드컵 우승이라는 기념비적인 쾌거도 프로축구의 승부조작 보도 등에 묻혀 상대적으로 미디어엔 덜 노출됐다. 그래도 그는 방송사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는 “이제 근대 5종도 국민들에게 더 알려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죽하면 근대 잡종이라는 핀잔을 들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유럽에서는 이 종목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관중들이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인기 스포츠이다.

이춘헌은 “올해부터 전국체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으니 이제 선수들의 저변도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등록선수라고 해야 남자 50여명, 여자 10여명 등 60명 안팎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실업팀도 지난해 창단한 엘에이치(LH)공사뿐이다.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지만, 월드컵 랭킹 포인트로 내년 런던올림픽에 도전할 겁니다. 아테네와 베이징에 이어 런던까지 3연속 올림픽 출전이 새로운 도전 목표가 됐습니다.” 그는 7월 초 런던에서 열리는 월드컵 파이널에 출전해 개인 포인트 쌓기에 도전한다.

글·사진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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