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7.24 19:57
수정 : 2012.11.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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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우가 20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41회 세계청소년요트선수권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부산/조영환(조원우 아버지)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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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타 아시아 첫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 조원우
‘돛 흔들기’ 기술 뛰어나
“내년 런던올림픽 도전”
“한국의 요트는 질적 성장을 이뤘다. 특히 조원우가 윈드서핑에서 보여준 모습은 최고였다.”
15일 크로아티아 자다르에서 끝난 41회 세계청소년요트선수권대회. 국제요트연맹(ISAF) 누리집엔 검은 머리의 17살 아시아 선수를 극찬하는 기사가 올랐다. 유럽 선수가 주축인 요트계에서 한국 선수가 주목을 받은 건 극히 드문 일이었다.
“윈드서핑은 한 레이스를 돌 때 50분 정도 걸립니다. 원우는 그 시간 동안 쉬지 않고 펌핑(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바람을 일으키는 기술)을 했죠. 다른 선수들은 바람을 탈 때 펌핑을 멈추고 잠시 쉬어가지만 원우는 그러지 않았어요. 다른 나라 관계자들이 원우를 보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죠.”
조원우(17·부산체고)의 아버지 조영환(52)씨는 뿌듯했던 그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당시 조원우는 윈드서핑 ‘RS:X’ 부문에서 벌점 32점에 그치며 지난해 우승자 마테오 산스(스페인·43점)를 11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청소년요트선수권은 국제요트연맹에서 주최하는 1등급 대회로,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출전한다. 아시아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원우는 부산 좌동초 6학년 때 요트에 입문했다.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했어요. 아버지와 함께 놀러 간 바닷가에서 윈드서핑을 보고 ‘바로 이거다’ 싶었죠. 그러곤 아버지에게 운동을 시켜달라고 졸랐죠.” 아버지는 이튿날 고가의 요트 장비를 사준 뒤 이후 줄곧 아들의 곁에서 꿈을 키워줬다. 그런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마음 씀씀이도 예사롭지 않았다. “이번 대회 나갈 때 공항 면세점에서 아버지 지갑을 하나 샀어요. 마침 대회 시작하는 날이 아버지 생신이었거든요. 그런데 2등 먹고 돌아가서 선물 드리면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우승을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죠.”
조원우는 부산 해강중 1학년이던 2007년, 전국대회 중등부 우승을 싹쓸이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중학교 진학 이후 키가 부쩍 커 1m70이 넘었고, 뛰어난 힘에 기술까지 붙으며 ‘한국 윈드서핑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같이 운동을 하는 친구들이 ‘강철’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체력이 뛰어나다. 김정철 부산요트협회 전무는 “신체조건이나 체력은 성인 선수들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며 “앞으로 많은 세계 대회 참가를 통해 경험을 쌓고 기술을 보완한다면 성인 무대 제패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목표는 11월 호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것이다. 하지만 조급해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우선 내년은 경험으로 삼고 싶어요. 그리고 2014 아시아경기대회, 2016 올림픽 금메달에 차례로 도전하겠습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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