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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25 19:42 수정 : 2012.11.20 10:14

신춘삼(오른쪽) 켑코 감독이 24일 경기도 의왕시 팀 훈련장에서 안젤코 추크와 포즈를 취했다.

별별스타 만년 하위권 켑코 상위권 이끈 신춘삼 배구감독

대학팀에도 지던 꼴찌팀에
의욕강한 ‘방출’선수 등 영입
25일 현재 리그 2위 내달려
코보컵서 실망하던 안젤코
이제는 “감독님을 믿어요”
똘똘 뭉쳐 첫 PS 진출 목표

지난 7월1일. 프로배구 남자부 켑코(한국전력)는 대학리그 중위권팀인 한양대와 친선경기를 했다. 결과는 2-3 패배. 참담했다. 7월22일에는 삼성화재와 맞붙어 1세트 13점, 2세트 8점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올여름 코보컵 대회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신춘삼(55) 켑코 감독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여름에도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상황”. 하지만 석달이 채 지나지 않아 켑코는 달라졌다. 잠깐이었지만 프로 출범 첫 1위도 맛봤다. 25일 현재 삼성화재(7승1패·승점 19점)에 이어 2위(6승2패·승점 17점). 신 감독은 만년 하위권을 맴돌면서 방전 직전이었던 켑코를 어떻게 충전시켰을까.

■ 도박 같던 안젤코 영입 생애 처음 프로감독으로 부임한 뒤 가장 먼저 한 것은 외국인 선수 영입이었다. 마침 삼성화재 원조 ‘괴물’ 안젤코 추크가 일본을 떠나 한국 복귀를 시도한다는 얘기가 들렸다. 몇몇 구단이 달려들었으나 일본 성적이 좋지 않아 포기했다. 어깨 부상 의혹도 있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을 하면서 알게 된 여러 지인들한테 안젤코의 현 몸상태를 물었고, 그 결과 “괜찮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후 적극적으로 구단을 설득했다. “팀에 구심점이 필요해서 안젤코를 데려왔어요. 그런데 안젤코가 코보컵 보고 우리 팀에 조금 실망했나봐요. 그때 안젤코에게 말했죠. 나는 너를 믿으니까, 너도 나를 한번 믿어보라고. 이젠 안젤코가 ‘나를 믿어요’ 그래요.” 안젤코는 현재 공격성공률 54.19%를 앞세워 경기당 평균 25.88득점을 올리고 있다.

■ 재활용공장 공장장? 지난 시즌 뒤 선수 6명이 여러 사정으로 팀을 나갔다. 그들의 공백을 메운 것은 재활용 선수들과 신인 선수, 그리고 연습생이었다. 프로에서 ‘은퇴’라는 이름으로 방출된 뒤 4년여 동안 화성시청과 용인시청에서 뛰던 리베로 곽동혁과 레프트 강성민은 신 감독이 직접 데려왔다. 트레이드 등이 여의치 않아 은퇴 선수로 눈을 돌렸던 것. 그가 영입하지는 않았으나 주장 방신봉 또한 엘아이지(LIG)손해보험에서 은퇴했다가 2년 전 다시 켑코로 왔다.

“한번 프로를 떠났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의욕이 아주 강해요. 저는 단지 믿음을 준 것뿐인데,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를 확실히 해주고 있지요. 그런 면에서 특히 방신봉에게 고맙기도 해요. 경기 외적으로 선수들을 다독여주거든요.” ‘돌아온 형님들’에게 자극받아서일까. 막내인 신인 왼손 공격수 서재덕은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옮겼는데도 한몫을 단단히 해주고 있다.

■ 1승, 그리고 헝그리 정신 서울시청 플레잉 코치 시절(1982~1989년) 신 감독은 3년 연속 전패를 당했다. 대학팀에도, 실업팀에도 속절없이 지기만 했다. 1승에 목말랐던 때였다. 이후 황현주·박삼용·어창선 등이 영입되면서 서울시청은 점점 강해졌고 3~4년 뒤 상위권팀으로 변모했다.

신 감독은 그때의 기억을 또렷이 기억한다. “지기만 했을 때는 찬밥 신세였어요. 이기기 시작하니까 유니폼 헌것도 봐주시고 그러더라고요. 선수들에게도 그런 얘기들을 해줘요. 열심히 해서 성적을 내야만 우리를 봐준다고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헝그리 정신으로 1승씩 추가해 보자고요.”

5-6-5-6-6-6-5. 프로 출범 후 7시즌 동안 켑코의 최종 순위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체육관 어딘가에 ‘올 투게더’라는 말이 쓰여 있어요. 이번 시즌에는 ‘다 함께’ 똘똘 뭉쳐서 반드시 4강에 갈 겁니다.” 아마추어 감독(홍익대, 한양대)은 했어도 프로 사령탑은 지도자 데뷔 29년 만인 감독과 한물간 선수로 평가받던 외국인 선수, 그리고 은퇴 뒤 복귀(방신봉 곽동혁 강성민)했거나 트레이드(임시형 하경민)로 친정팀에서 버림받은 선수들이 한데 뭉쳐 때려내는 역전 스파이크는 지금부터다.

의왕/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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