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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2.16 19:53 수정 : 2012.12.16 21:24

양용은이 16일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의 엠파이어호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2 로열트로피 싱글매치플레이 경기에 앞서 퍼팅 연습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별별스타] 로열트로피 우승 주역 양용은

올 시즌 극도로 부진 99위 추락
시즌 마지막 대회서 유종의 미
“은퇴전 메이저대회 또 우승하고파”
내년 1월 열리는 소니오픈 기대

‘바람의 아들’ 양용은(40·KB금융). 그의 캐디백에는 롱 아이언(3·4·5번)이 없다. 대신 하이브리드 클럽이 4개(테일러메이드의 로켓볼즈 2·3·4·5번)나 된다. 로프트각 17도(2번)로는 240~245야드를 날린다. ‘하이브리드의 달인’이다.

고향인 제주도의 오라컨트리클럽 연습장에서 공을 줍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깨너머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기에, 엘리트 코스를 거친 정통파 골퍼도 아니다. 이른바 ‘풀뿌리 골프’다. 그래서 기복도 심한 편이다. 그도 인정한다. “특별히 잘하는 샷도, 못하는 샷도 없다. ‘레스큐’(하이브리드클럽)를 딴 선수보다 잘 치는 것 말고는….”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대회 챔피언’. 이런 화려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양용은은 목에 힘을 주고 다니지 않는다. 겸손하고 때 묻지 않았다는 평이 많다. 2009년 8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누르고 피지에이(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어도, 그는 스타가 되기 이전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더 자주 만난다. “우승트로피는 골프대회에서 받은 것이잖아요. 제가 인격이나 뭐 그런 것이 잘나서 받은 게 아니라…. 예전에 알던 사람들을 만나는 게 더 편한 것 같아요. 벼도 익으면 숙여진다고. 사람이면 그렇게 살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2승1무…아시아팀 우승 주역 14~16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의 엠파이어호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골프대항전인 2012 로열트로피대회. 양용은은 아시아팀 간판스타로 나서 2승1무의 성적을 올리며 팀 우승의 견인차가 됐다. 아시아팀은 마지막날 싱글매치플레이서에서 양용은이 세계 30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0·이탈리아)를 2홀차로 이긴 데 힘입어 유럽팀과 3라운드 합계 전적 8-8(점수)로 무승부를 이뤘다. 이어 포볼 경기로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양용은과 짝을 이룬 김경태(26·신한금융)가 5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2009년 첫 우승 이후 3년 만에 다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김경태는 1승2무.

■ 샷이글로 건재 과시 양용은은 올 시즌 전체적으로는 극도로 부진했다. 한번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가장 최근 우승한 것은 2010년 10월 한국오픈이다. 세계랭킹은 99위로 떨어졌다. 피지에이 투어에서 올해 공동 17위(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가 최고성적. 20개 대회에 출전해 7번이나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4월 마스터스(공동 57위) 끝나고 잘하려고 하다 보니 압박이 된 것 같아요. 퍼터 실수가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로열트로피에선 저력을 보였다. 첫날 포섬 경기에서 후배 김경태(26·신한금융)와 짝을 이뤄, 올해 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전)에서 각각 유럽팀 주장과 부주장으로 팀의 우승을 이끈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46)-미겔 앙헬 히메네스(48·이상 스페인)와 무승부(올 스퀘어)를 일궈냈다. 둘째 날 포볼 경기에서는 다시 김경태와 함께 헨리크 스텐손(36·스웨덴)-곤살로 페르난데스 카스타뇨(32·스페인)를 1홀 차로 이겼다. 1번홀(파4·336m)에서는 135야드를 남기고 9번 아이언으로 샷이글까지 기록했다.

■ 40살 넘은 나이…체력 문제없다 내년이면 42살,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을까? “20~30대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죠. 트레이너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앞으로 몇년간은 괜찮을 것 같아요.” 내년 목표는 분명하다. “나이 한살이라도 더 어릴 때 다시 우승해야죠. 메이저이든 아니든 반드시 우승하고 싶습니다.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죠.” 더욱 큰 목표도 설정했다. “은퇴하기 전 메이저대회에서 다시 우승하고 싶어요. 하나만이라도 걸려들면 좋겠어요.”

피지에이 챔피언십 우승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일주일은 공중에 붕 떠서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어요. 일주일 동안 30시간밖에 안 잤어요. 그런 기분 어디서 얻을 수 없죠.” 그는 한국 선수들이 우승할 가능성이 가장 큰 메이저대회는 마스터스라 했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똑바로 치잖아요. 빠른 그린에만 적응하면 가능해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이듬해 벌이는 ‘챔피언스 디너’에서 제주도식 ‘한치물회’를 대접하겠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내년 1월7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은 2013 시즌 첫번째 무대다. “요즘 감각이라면 시즌을 잘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의 아들’의 폭풍샷이 내년 미국 무대에 다시 휘몰아칠 것인가?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 글·사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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