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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앞줄 오른쪽)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2월3일 오전 수원지법 재판정에 출석해 결심 공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수원/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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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재판 결과 시비 안돼”…한겨레 “무리한 법리 적용”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법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지난 2월17일 수원지법 형사12부는 이 의원 등이 가진 회합을 내란 모의과정으로 판단하고, 아르오(RO)가 내란음모의 주체라는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아직 1심 판결이지만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이후 34년 만에 내려진 내란음모 유죄 판결이란 점에서 커다란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이석기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던 당시부터 ‘무리한 수사’와 ‘정당한 법집행’이란 서로 다른 시각이 찬반 양론으로 갈리면서 주목을 끌었던 사건이었던 만큼 유죄 판결에 대한 평가 또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도 있다. 논쟁점의 핵심은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법리적 논쟁과 이번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보여주는 재판의 정치성에 대한 시각차에 있다. 이에 대해 <중앙>과 <한겨레>의 사설은 분명한 시각차를 보이는데 <중앙>은 법원 결정에 대한 논란 자체를 비판하면서 판결에 의미를 부여하는 긍정적인 입장이고 <한겨레>는 무리한 법리 적용을 한 정치적 판결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우선 이번 판결에 대한 <중앙>의 기본적인 시각은 ‘민주주의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민주적 질서 보호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선고 직후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일부 세력들의 ‘정치재판이자 사법살인’이란 주장에 대해서는 ‘재판 결과를 놓고 정치적 시비를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함으로써 법원 판결을 존중하는 절차적 정의를 중시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이번 판결이 ‘법리적 측면에서나 그간의 사건 전개 과정에 비추어봐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와중에 터진 점 등을 거론하면서 공안당국과 정권의 국면 회피용 ‘희생양 만들기’에 법원이 들러리를 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중앙>은 그동안 재판 진행 절차에 하자가 없었다면 일단 존중하는 게 옳다는 전제하에서 결론이 기대에 어긋난다고 해서 판결의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는 일 자체를 문제로 보고 있다. 즉, 판결 내용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나 평가보다는 법원 판결의 절대성이라는 재판의 절차적 합법성에 초점을 맞추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중심으로 무리한 법적용임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다. 녹취된 속기록에 황당할 정도의 과한 표현이 다수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내란음모나 선동죄를 적용해서 유죄를 선고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합에서의 발언 내용 등이 내란을 위한 모의의 구체성과 실행력을 입증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이석기 의원 판결에 대한 <중앙>과 <한겨레> 사설의 입장차는 재판 결과에 대해 주목하는 대상과 논리 차원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먼저 <중앙>은 법원의 판결에 대한 저항이나 불복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오로지 판결에 불만이 있을 때는 상급심에 항소하는 절차를 통해서만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이 진행중인 만큼 법리와 증거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는 주문까지 덧붙이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이번 이석기 의원 재판과 같이 정치적 사건에 법원이 엄격한 법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공안정국의 여론몰이에 휘둘린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2010년에 제보를 받고 지난해 7월까지도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규정해 감청영장을 받아오던 국정원이 8월에 내란음모 사건으로 둔갑시킨 것 자체가 바로 이 사건의 정치적 성격을 짐작게 한다는 주장이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두 신문 모두 이번 재판이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엄격한 법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법원의 1심 판결 결과를 평가하는 관점과 시각에 있어서는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다. <중앙>은 사법 절차상 문제가 없는 판결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한겨레>는 법리 적용의 문제와 함께 법원의 정치적 판결이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종북’과 이석기 판결 ‘종북’세력의 문자적 의미는 북한에 종속되어 북한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는 세력 정도로 규정할 수 있겠다. 물론 엄밀한 학문적, 이론적 검토를 거친 용어라기보다는 특정 세력이나 집단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이념적 프레임을 지칭하는 공격용 용어라는 점에서 종북 ‘딱지’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유죄 판결을 둘러싼 논란은 이른바 ‘종북’세력을 둘러싼 이념 논쟁과 우리 사회 갈등 양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할 만한 수준의 북한 추종 또는 협력 세력이 실제 존재한다는 보수 쪽 주장과 일부 보수진영에서 진보 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이념적 프레임으로 종북 딱지 붙이기 전략을 구사한다는 진보 쪽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상반된 주장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정치, 경제, 사회적 갈등의 뿌리를 형성하면서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는 이성적 행동보다는 특정 이념이나 진영 논리에 의한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이에 억지로 꿰어 맞추려는 식의 비이성적 행태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사고와 주장은 갈수록 우리 사회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 뿐이다. 상대 쪽의 입장과 주장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일이 시급한 현실이다. 그런 만큼 이 시대 언론이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기고 지켜야 할 원칙이다. 대한민국의 분단 현실은 여전히 아프고 치열하다. 동시에 이중적이고 복합적이다. 건드리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뇌관처럼 우리 곁에 상존하고 있으면서도 평상시엔 잊혀진다. 남북 이산가족이 만나고 경제·문화 교류가 한창일 때도 무거운 대치와 긴장은 계속된다. 대결과 대화가 공존하고 통일과 전쟁이 함께 논의되는 위태롭고 복잡한 상황이 바로 오늘의 분단 현실이기 때문이다. 내란음모 및 선동이란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법으로 법정에 선 현직 국회의원에게 징역 12년이란 실형이 선고되는 대한민국의 현실도 결코 이와 무관한 게 아니다.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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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신정현 지음
청람 펴냄, 2013년 이 책은 권성 전 헌법재판관의 40여년 판사 및 헌법재판관으로서의 고민과 결단의 이유와 결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놓은 내용으로 판결의 순간 필자가 가졌을 고뇌와 숙고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특히 대한민국 역사상 그것도 현직 국회의원에게 내란음모 및 선동 혐의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복잡하고 미묘한 내적 상태를 짐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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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숙 지음
다산출판사 펴냄, 2013년 법전으로서의 법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의 법은 다르다. 모든 판결은 법전에 근거해 이루어지지만 사회와의 관계 또한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법과 사회와의 관계, 즉 대화를 이론적, 실제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에밀 뒤르켐의 사회학과 법의 접점, 막스 베버의 법사회학, 카를 마르크스의 법의 사회이론 등을 잘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법형식주의 비판과 극복’ 부분은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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