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세계의창] 조지 부시 대통령의 선거 패배 /딘 베이커

등록 2006-12-03 18:34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세계의창
오는 7일이면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지 한 달이 된다. 선거 참패의 원인을 다시 짚어보면 공화당이 앞으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미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는 대외 및 국내 정책에 큰 변화의 문을 열었다. 국민들은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이 지배한 현 상황을 분명히 거부했다.

민주당이 승리한 데는 세 가지 요소가 있었다. 이라크전쟁 상황에 대한 불만, 공화당의 심각한 부패와 무능력, 경제 상태다.

미군 부상자가 늘어나고 이라크 혼란상을 숨기기 어려워지면서 국민들의 불만은 커졌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침략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고 국민들을 오도했다. 당시 핑계는 이라크가 대량학살무기를 갖고 있고, 알카에다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심각한 부패와 무능을 보여주는 일련의 사건들도 이라크전쟁과 함께 분노를 부채질했다. 뉴올리언스 재난이 가장 잘 보여준다. 부시 행정부는 허리케인 피해자를 후송시키지도, 충분한 식량과 물·의약품조차 공급하지 못했다. 이런 무능력은 바로 부패와 연결된다. 구조 책임자가 재난 구조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권과 끈이 닿은 변호사였던 것이다. 뉴올리언스 재난은 행정부의 부패를 보여주는 많은 사건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뇌물을 준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은 공화당 로비스트를 포함한 큰 스캔들이 있었다. 또 보험, 의약, 에너지산업과 행정부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서는 청문회가 진행됐다. 에너지산업과의 밀착된 관계는 올해 초 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더욱 분노를 자극했다.

공화당 패배의 세번째 중요한 요소는 경제 상황이다. 실업률이 4.4%밖에 되지 않고, 지난 3년간 경제가 상당히 건전한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경제 수치를 꼼꼼히 따지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경제상황만을 들여다볼 뿐이다. 대다수 사람은 현재의 경기 호전 혜택을 입지 못했다. 건전한 경제성장과 높은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대부분 노동자의 임금은 오르지 않았다.


설문조사는 노동자들이 일자리와 의료혜택을 잃을까봐 크게 불안해하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보기에 지금의 경제 상황은 상대적으로 소수의 부유한 이들이 돈을 벌고 있는 반면, 전형적 노동자 계층은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화당은 극소수 부유층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었는데, 부유층에게 엄청난 혜택을 안긴 세금감면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경제 현안에 대한 관심은 지난 2004년 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올해는 민주당을 지지한 몇몇 산업중심 주에서 특히 주요한 변수가 됐다. 이런 주에서는 철강이나 자동차산업 등이 수입산에 비해 경쟁력을 잃으면서 벌이가 괜찮은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비록 이 분야 산업의 퇴조는 부시 행정부 전부터 시작됐지만, 공화당은 해당 분야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정책도 제시하지 못했다.

공화당은 지난 선거에서 효과를 발휘했던 똑같은 전략을 쓰면서 권력에 집착했다. 공화당은 테러 위협을 자꾸 거론하면서 민주당이 권력을 잡으면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유권자를 설득하려 했다. 또 동성결혼과 낙태 같은 문제를 거론해 보수 종교인들의 표를 잡으려 했다.

공화당이 무엇을 바꾸고,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 답은 지난 선거 결과에 다 나와 있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