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열강 사이의 세력투쟁이 기본적인 현실인 국제관계의 역동적 세계에서, 작은 완충국가들의 궁극적 운명은 잘해도 위기 속에 사는 것이다.” 지난 주말 한반도에서 벌어진 사태는 미국 지정학자 니컬러스 스파이크먼의 이 말을 실감케 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은 다시 열렸으나, 회담 뒤에도 한반도가 주변 강대국에 의해 위기로 치달을 개연성은 여전하다.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열전이 재현되지 않은 것은 일종의 ‘공포의 균형’ 체제 때문이다. 한국전쟁의 경험은 남북한뿐 아니라 주변 강대국들에 한반도에서 열전 재발은 모두를 패자로 만들 수 있다는 현실인식을 심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는 관련 세력들이 정립하는 일종의 세력균형 체제가 작동했으나, 문제는 이 세력균형 체제가 적대와 공포에 토대를 뒀다는 것이다. 미-일 진영과 중-러 진영은 한반도의 남북한 적대적 분단체제를 이용해 동북아에서 상대방의 세력확장을 막는 한편 군비증강 등 자신들의 내부 정치적 수요를 충족했다. 누구도 한반도에서 열전을 원하지는 않으나, 상대에 대한 적대와 공포는 원하고 필요로 하는 체제였다. 그 결과, 한반도는 항상적인 대결과 위기 속에서 지내야 했다.
칼럼 |
[정의길의 세계 그리고] 중국과 일본을 어찌할 것인가 |
선임기자 “열강 사이의 세력투쟁이 기본적인 현실인 국제관계의 역동적 세계에서, 작은 완충국가들의 궁극적 운명은 잘해도 위기 속에 사는 것이다.” 지난 주말 한반도에서 벌어진 사태는 미국 지정학자 니컬러스 스파이크먼의 이 말을 실감케 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은 다시 열렸으나, 회담 뒤에도 한반도가 주변 강대국에 의해 위기로 치달을 개연성은 여전하다.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열전이 재현되지 않은 것은 일종의 ‘공포의 균형’ 체제 때문이다. 한국전쟁의 경험은 남북한뿐 아니라 주변 강대국들에 한반도에서 열전 재발은 모두를 패자로 만들 수 있다는 현실인식을 심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는 관련 세력들이 정립하는 일종의 세력균형 체제가 작동했으나, 문제는 이 세력균형 체제가 적대와 공포에 토대를 뒀다는 것이다. 미-일 진영과 중-러 진영은 한반도의 남북한 적대적 분단체제를 이용해 동북아에서 상대방의 세력확장을 막는 한편 군비증강 등 자신들의 내부 정치적 수요를 충족했다. 누구도 한반도에서 열전을 원하지는 않으나, 상대에 대한 적대와 공포는 원하고 필요로 하는 체제였다. 그 결과, 한반도는 항상적인 대결과 위기 속에서 지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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