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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어제 밤 국회 로텐더홀서 여야 원내대표 티격태격, 왜?

등록 2018-12-05 13:51수정 2018-12-10 16:04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바른미래·평화·정의 ‘선거제 개혁’ 밤샘 농성
정동영, 홍영표 붙잡고 “적폐연대 길 가지마라”
홍 “이해찬, 선거제 개혁 의지”에 김성태 “무슨!”
4일 밤 국회 로텐더홀을 지나다 야3당 농성장에 붙잡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농성할 땐 눕기도 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4일 밤 국회 로텐더홀을 지나다 야3당 농성장에 붙잡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농성할 땐 눕기도 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 본청 본회의장 앞에는 큰 홀이 있다. 국회는 돔 지붕 아래로 뻥 뚫린 형태로 지어졌는데, 그 바닥이 되는 곳이다. 이 곳은 ‘로텐더홀’로 불린다. 각 정당의 피켓 시위나 농성이 자주 열리는 곳이다. 연말 예산안 심사 정국엔 특히 더 북적인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4일 오후 2시부터 “선거제도 개혁”을 외치며 이 곳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선거제 개혁 없이는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것이다. 4일 밤 9시40분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평화당 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농성장에 앉아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원내대표 간 협상에 한창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나가다 농성장에 들렀다.

정동영 : (오늘 밤 귀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보고하겠구만.

홍영표 : 네. 이 대표가 공항에 나갑니다.

정동영 : 우리가 내일 청와대 앞에 가서 시위를 해요.

홍영표 : 날씨도 춥다는데요. 영하라는데…..

야3당은 5일 오후 3시 청와대 앞에서 선거제 개혁 촉구 시위를 예고한 상태였다. 정동영 대표는 연신 홍 원내대표의 무릎을 치며 얘기했다.

정동영 : 적폐 연대의 길을 가지 마시고 개혁 연대의 길을 가시라. 문재인 대통령과 홍영표 원내대표 앞 길에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한국당과 협조하면 예산안은 처리할 수 있겠지만 그 순간 적폐 연대가 된다고요. 선거제도 개혁은 그러면 파기되는 것이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두 사람의 어색한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로텐더홀이 시끄러워졌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손학규·정동영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를 보며 말했다.

김성태 : 아니, 사진만 거기 앉아서 찍으면 뭐해요?

정동영 : 김성태 원내대표가 마무리해놓고 가야 하는데…..

김성태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1일 마무리된다. 이날로 딱 일주일 남은 상황이었다.

김성태 : (정동영 대표 옆에 앉은 홍영표 원내대표를 향해) 빨리 일어나.

한동안 조용한 로텐더홀이었는데, 방송사 카메라가 나타났다. 정치 경력이 많은 정동영 대표가 김성태 원내대표를 바로 붙잡았다.

정동영 : 김성태 원내대표! 여기 잠깐만 앉으쇼.

김성태 : (결국 농성장에 앉으며 홍영표 원내대표를 향해)아니, 협상을 해야 될 사람이…..

결국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붙잡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결국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붙잡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동영 : 김성태 원내대표 손에 달렸어요. 홍영표 원내대표랑.

김성태 : 아니 지금 예산도 안 되고…..

정동영 대표는 바닥에 깔아놓은 대형 펼침막을 가리켰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즉각 도입’이 적혀 있었다.

정동영 : (김성태 원내대표를 향해) 이거 해놓고 가야지…..

김성태 : 아니 내가 바꾸면 뭐 이득이…..

정동영 : 임기 좀 연장하쇼. 한달간!

김성태 : 아니 예산도 지금…. 나 지금…. 홍 대표 말야…..

홍영표 : 왜 그래.

윤소하 : 그래도 (홍영표·김성태) 원내대표님 두 분은…..

정동영 : 노동 운동가로서의 연대, 한 번 들어갑시다!

두 원내대표가 노동조합 출신임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말을 아끼던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입을 뗐다.

김관영 : 이제 (여기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만 오면 되겠네요.

정동영 : 이해찬 대표 빼고 해버려.

이 자리에 앉아있는 정동영, 손학규 대표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붙은 적이 있다.

홍영표 : 이해찬 대표가 (선거제도 개혁에) 훨씬 센 의지를 갖고 있어요.

김성태 : 무슨 센 의지! 안 되는 의지가 강하더만.

김관영 : 지금 각 당의 예산안을 가지고 이제 만나서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합의하려고 해요. 오늘 좀 밤새 작업을 해야지 그나마 속도를 낼 수 있어서…. 선거법은 속도가 안 나네요.

손학규 : 그럼 예산 속도를 늦춰야지. 늦춰야지.

김관영 : (같은 당인 손 대표에게) 좀 늦출까요? 알겠습니다.

손학규 : 아니. 예산 속도 내봤자 뭘 하겠어.

김성태 : 아니 무슨 배짱이…. 이렇게 나는…. 참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가리키며 "요즘 이상해졌다"고 말하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가리키며 "요즘 이상해졌다"고 말하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노동 운동가로서의 연대”를 강조했던 정동영 대표는 홍영표·김성태 원내대표의 ‘호흡’을 물었다.

정동영 : (홍영표·김성태 원내대표에게) 말 잘 통해요?

김성태 : 아 그런데 요즘 이상해졌어…..

윤소하 : 요즘 들어서?

김성태 : (홍영표 원내대표를 가리키며) 어디서 코치를 받고 왔는지 배째라는 식이야. 총파업을 한 번 해야되겠어. 아니, 그리고 여기는 스티로폼 좀 깔아야지. 다리도 펴고 좀 이렇게 누워야지.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른바 ‘드루킹 특검’을 주장하며 지난 4월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눕는 자세를 살짝 취하며 ‘조언’에 나섰다. 농성에서는 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도 경험이 많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제안했다.

윤소하 : 그럼 같이 날 새우시죠!

김성태 : 좀 눕고 그리 해야지.

김관영 : 저는 계속 여기서 자겠습니다.

홍영표·김성태·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늦은 밤까지 추가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실제 이 곳 로텐더홀에서 잠을 잤다. 5일 현재도 세 사람의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던 야 3당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국회에 직접 와서 야 3당의 서한문 등 의견을 전달받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청와대 시위 일정을 일단 취소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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