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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산불 속 토끼 구하기는 ‘헛수고’일까?

등록 2017-12-13 15:19수정 2017-12-13 15:46

[애니멀피플] 캘리포니아 산불과 야생동물

산불에서 토끼를 구한 남성은 ‘헛수고'를 한 걸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불이 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산불에서 토끼를 구하는 남성이 알려져 화제를 일으켰다. ‘애니멀피플’이 입수한 동영상을 보면, 남성은 토끼가 산불 근처로 가는 걸 보고 안절부절못하다가 결국 뛰어들어 구해온다. 이 지역 방송 매체 ‘엔비시’는 영상 속 주인공 오스카 곤살레스를 찾아 인터뷰했고, 이 남성은 ‘동물 영웅’으로 떠올랐다.

온라인 과학 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산불과 야생동물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조망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 남성의 행동이 불필요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됐다. 동물들은 원래 산불에 잘 대처하며 행동하는데, 오히려 새끼를 보호할 기회를 사람이 빼앗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끼의 번식기는 10월이다. 만약 구조된 토끼가 암컷이라면 새끼가 있을 수도 있다.

산불과 동물 행동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 미국 농업산림부(USDA)가 2000년 1월 펴낸 ‘생태계와 산불: 식생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동물들은 주기적인 산불에 맞게 행동하는 법을 알고 있으며, 개체 수에서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전한다. 특히 굴을 파서 사는 소형포유류의 경우, 굴만 잘 보전돼 있으면 대다수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라이브 사이언스’는 산불이 난 뒤 습지토끼와 솜토끼를 비교한 1969년 코마렉 교수의 논문을 소개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톨 팀버슨 플렌테이션'은 인위적으로 산불을 내 토끼 사냥을 했다. 당시 동물행동을 관찰한 코마렉 교수는 ‘산불과 동물행동'이라는 글에서 습지토끼에 비해 솜토끼가 산불에 잘 버텼다고 기록한다. 그는 “그을리거나 타죽은 솜토끼 사체를 발견한 적이 없다”며 “산불이 나면 습지토끼에 비해 피해를 덜 입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근 이 사건은 토끼를 구한 남성이 누구인지 두고 벌이는 ‘진실 게임'으로 번졌다.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오스카 곤살레스가 ‘동물 영웅’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허프포스트’ 등은 최근 자신이 토끼를 구해 동물보호소에 인계했다고 주장한 21살 청년 칼렙 와드맨의 주장을 소개했다. ‘엔비시'는 10일 후속 보도에서 “영상을 확대해보면 칼렙 와드맨에 가깝다”며 사실상 ‘오보’를 시인했다.

영웅이 누구이건간에 토끼를 구한 남성의 용기는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연구는 서식지의 개체군을 대상으로 한 관찰이나 보고였다. 구조된 토끼가 새끼를 가진 어미였는지 또한 우리는 알지 못한다. 갑자기 나타난 불의 괴물을 보고 토끼 한 마리 한 마리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포에 떨었을 것이다. 우리가 토끼를 구한 남성을 깎아내릴 필요가 없는 이유다.

영상 박선하 피디 slaud@hani.co.kr,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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