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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꽃매미’ 출몰…성탄절 비상 걸렸다

등록 2017-12-16 11:00수정 2017-12-16 11:11

[애니멀피플] 크리스마스트리 농장 검역 비상
한국에서도 대규모 발생했던 외래 해충
미국 펜실베니아주 건너가 빠르게 확산 중
농업·임업 피해 우려돼 방역 당국 ‘비상’
한때 한국에서도 대규모 발생했던 꽃매미가 미국 동부에서 발생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때 한국에서도 대규모 발생했던 꽃매미가 미국 동부에서 발생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아시아 원산의 외래 해충 ‘꽃매미’가 미국 동부에 침입하여 빠르게 확산하면서 당국이 퇴치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꽃매미는 201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크스 카운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꽃매미 서식 지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 기후변화로 지난겨울이 유난히 따뜻했던 바람에 올해 꽃매미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8월 초에는 수많은 나무에서 어린 꽃매미 약충이 바글거리며 달라붙어 수액을 빨아먹는 상황이 펜실베이니아주 곳곳에서 보고됐다. 꽃매미가 늘어나자 버크스 카운티를 비롯한 6개 카운티의 특정 지역이 특별 검역지역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지난 11월초부터 필라델피아를 포함한 펜실베이니아주 남동부의 13개 카운티 전체가 꽃매미 특별 검역지역으로 확대 지정되었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 모든 나무와 목재류 등의 반출이 제한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꽃매미가 복숭아를 비롯한 핵과류 과수와 포도나무 등에 큰 피해를 줄까봐 우려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포도와 사과 등의 과일나무와 크리스마스트리 등 묘목과 목재 산업 전반에 18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줄 것으로 추정한다.

크리스마스트리의 수난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 필라델피아가 있으며 최대 도시 뉴욕과 가까운 펜실베이니아주는 크리스마스트리용 나무 재배를 많이 한다. 크리스마스트리를 키우는 나무 농장이 1400개 이상으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많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생산량은 네 번째로 많은 주다.

그런데 꽃매미 때문에 13개 카운티가 특별 검역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물류 운송에 제한을 받게 됐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꽃매미 알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번거로운 검사 절차가 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나무를 키우는 농민들은 나무줄기에 붙어있는 꽃매미 알덩어리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방법을 교육받아야 하고, 한 그루 한 그루 전부 살펴봐서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 나무를 외부로 반출할 수 있다.

꽃매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과일나무와 크리스마스트리 등 묘목과 목재 산업 전반에 18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의 크리스마스트리 농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꽃매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과일나무와 크리스마스트리 등 묘목과 목재 산업 전반에 18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의 크리스마스트리 농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꽃매미는 농기계와 건물 벽면, 돌 등에도 알을 낳기 때문에 검역지역 밖으로 나가는 차량과 땔감용 나무, 목재 가구류 표면에도 꽃매미 알이 있는지 검사를 거쳐야 한다. 현재 관련 당국이 이동을 제한하는 품목은 크리스마스트리뿐만 아니라 땔나무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나무와 목재류, 타일, 석재, 건축 폐기물, 잔디 깎는 기계, 바비큐용 그릴, 캠핑카, 트럭 등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꽃매미는 가죽나무를 가장 좋아하는데, 가죽나무가 미국에 외래종으로 도입되면서 꽃매미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검역지역 내의 가죽나무 90%를 제거하고 남겨진 나무에는 살충제를 살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기간이 지나면 나무를 분쇄기에 넣어 파쇄한 다음 퇴비로 만들어야 한다. 혹시나 붙어있었을지 모르는 꽃매미 알을 완전히 파괴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 당국에서는 꽃매미를 퇴치하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미 전문가를 중국과 한국에 보내 꽃매미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보고 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11월 20일에는 인근 델라웨어주에서 꽃매미 한 마리가 발견되었다고 주 당국이 발표했으며, 11월30일에는 뉴욕주에서도 꽃매미가 발견되는 등 꽃매미 확산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여 당국과 관련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규모 발생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가 원산인 꽃매미는 몸길이 1.5㎝ 정도의 곤충이다. 이름에는 매미가 붙었지만 일반적인 매미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과 생활사를 가졌다. 매미는 알에서 부화한 굼벵이 상태로 몇 년 동안 땅속에서 살다가 땅 위로 올라와 허물을 벗고 어른 매미가 된다. 반면 꽃매미는 생애주기가 1년으로 봄에 부화하여 톡톡 튀어 다니는 약충 상태로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살다가 여름에 어른벌레가 된다.

국내에서는 과거에도 꽃매미에 대한 기록은 있었지만, 2006년 서울과 천안 등지에서 발생이 보고되었다가, 이듬해인 2007년에 서울 등지에서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국내로 왔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중국에서 왔을 것이라고 짐작만 하고 있다.

워낙 많은 숫자의 꽃매미들이 나무에 달라붙어 수액을 빨아먹기 때문에 심하면 나무가 말라죽는다. 한국 정부도 2012년에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하고 퇴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용운 객원기자 ecol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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