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에서 많이 번식한 종인 풍산개. 영하 20~30도 하에서도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추위를 잘 견디는 편이다. 털색은 주로 흰색이 많다.
농촌진흥청은 개의 해를 맞아 한국 토종개와 야생·고대·현대의 개 33품종 2258마리의 유전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국 토종개는 중국 개, 일본 개와 더불어 고대 개 품종과 유전적으로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동원된 진돗개·풍산개·경주개 동경이 등 3품종은 시베리안허스키, 골든리트리버 등 서양 품종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늑대·코요테의 유전자형을 많이 물려받은 한국 토종개가 야생성을 더 많이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개의 디엔에이에 존재하는 유전자형 변화를 추적하는 유전자칩을 이용해 개 전체 유전체를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한국 토종개들은 늑대·코요테가 가지고 있는 유전적으로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샤페이·차우차우, 일본의 아키다·시바견과도 비슷한 유전자형을 공유하고 있었다.
유전자 혼합도 분석에서 한국 토종개들은 늑대와 고대 개 품종과 유전자가 혼합돼 있어 야생성이 비교적 많이 남은 개체로 확인됐다. 풍산개·진돗개는 회색늑대·한국늑대와 매우 가까운 유전자 혼합도를 보였다. 중국의 샤페이와, 차우차우와도 비슷한 유전자 혼합도를 가졌다. 경주개 동경이·진돗개·풍산개의 체형 또한 추운 지방에 잘 적응하는 북방견의 모습을 갖고 있다. 이에 연구진들은 한국 토종개는 야생 늑대를 조상으로 해 중앙아시아, 동아시아를 이동해 하나의 혈통을 형성하면서 한반도로 들어와 정착한 것으로 추정했다.
옛 문헌을 통해 경주 지역에서 널리 사육되었던 개로 알려진 경주개동경이. 꼬리가 짧거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경주개동경이 가운데 털이 흰 백구.
한국 토종개로는 진돗개·풍산개·경주개 동경이, 삽살개 등이 있다. 진돗개와 비슷한 형태의 제주개, 개체는 남아 있지 않지만 복원 중인 전북 임실의 오수개, 멸종 위기에 처한 경북 영주의 불개 등을 일부에서는 토종개로 보고 있다.
삽살개는 털색·모질·체형이 비슷해 가까운 유전적 근연관계를 보이는 진돗개·풍산개·경주개 동경이 등 3종과 다른 모질 형태와 체형을 보이며, 현재 유전자형 연관성을 연구 중이라 결과 발표에 포함되지 못했다. 제주개·불개·오수개는 개체 수 확보 자체가 어려워 연구에 포함될 수 없었다. 농촌진흥청은 유전적 다양성이 소실되어가고 있는 토종개 개체 수 증가를 위한 복원·보호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사진 농촌진흥청 제공
털 색깔이 황색이나 흰색으로 알려진 진돗개도 흑구, 호랑이 얼룩 무늬 등 다양한 털색을 갖고 있다. 사진은 네눈박이 무늬의 진돗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