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드론 스토킹’…피하려 애쓰는 큰고니
ㄱ씨는 최근 전라남도 순천만에 갔다가 한 방송사에서 드론을 날려 촬영하는 것을 보았다. ㄱ씨를 포함한 관광객들이 새들이 놀라니 드론을 띄우지 말라고 소리쳤고, 결국 방송사는 드론을 이용해 촬영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한다.
최근 드론 인구가 많아지면서 카메라를 부착한 드론으로 야생조류를 촬영하다 새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애니멀피플 필자인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이 18일 보내온 영상에도 경기도 팔당에서 머리 위에 뜬 드론을 피하려 애쓰는 큰고니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을 본 한겨레신문 김정효 사진팀장은 “야생동물 사진은 망원렌즈를 이용해 먼 거리에서 찍어야 한다. 자연생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사진 찍는 것은 상식”이라며 자연생태 사진을 찍을 때 주의점을 언급했다.
조현준 드론스쿨 대표도 드론 이용자들에게 야생동물 촬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대표는 “야생조류와 부딪혔다며 드론 수리를 맡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드론 소리로 인한 소음 피해나 드론과 새가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 등이 있으니, 드론으로 야생조류를 촬영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며 말했다.
실제로 새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조류 전문가인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는 “미국, 네덜란드 등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드론으로 새를 촬영하는 것이 불법이다. 드론 때문에 새들이 제대로 쉴 수 없고 스트레스를 받아 알을 안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지난 1일 경기도 팔당에서 큰고니가 드론을 피하려 날갯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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