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노정래의 동물원탐험
사람 7~8시간, 기린 3~4시간, 소 4시간
동물의 잠이 각각 다른 이유 있다
사람 7~8시간, 기린 3~4시간, 소 4시간
동물의 잠이 각각 다른 이유 있다
하루 평균 7~8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개나 고양이는 조금 더 길게 잔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12시간 가까이 자는 닭 닭은 틈난 나면 꾸벅꾸벅 존다. 이를 빗대 낮에 졸고 있는 사람에게 닭처럼 존다는 말을 하곤 한다. 자주 조는 닭을 보면 잠자는 시간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 11.7시간 정도 잔다. 사람은 저녁에 잠이 들어 아침까지 곯아떨어지나 닭은 자다 깨다 잠깐잠깐 자 총 잠자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목이 길어 잘 때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눈에 띄어 틈만 나면 조는 동물의 대명사로 불리는지도 모른다. 닭보다 더 오래 자는 동물도 많다. 동물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야행성 동물은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한다. 반대로 주행성 동물은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잠을 잔다. 마치 생체시계처럼 정해진 시간에 잠이 들고 잠에서 깨어난다. 예를 들면 박쥐는 밤에 활동하는 동물로 일몰 후 3~5시간 사이에 먹이 사냥이 가장 빈번하다. 새끼를 기르는 어미는 이때 들락날락하며 먹이를 잡아 나른다. 해가 뜨기 전에 활동을 끝내고 집에 들어와 쉴 정도로 기가 막히게 정확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많이 잡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참새나 까치처럼 낮에 활동하는 새들은 동이 틀 무렵에 활발하게 활동한다. 배를 채웠으니 낮엔 빈둥빈둥 쉬고, 해 질 무렵에 다시 먹이를 먹고 잠잘 곳으로 가 밤새 그곳에 머문다. 낮에 활동하는 새들의 행동 패턴은 이렇다. 사람은 하루에 평균 7~8시간씩 잔다. 동물은 사람보다 많이 자거나 적게 자기도 한다. 하루에 기린은 3~4시간, 코끼리는 3.3~3.8시간, 양은 3.8시간, 소는 4시간, 염소는 7.8시간, 토끼는 8.8시간, 침팬지는 9.7시간, 붉은여우는 9.8시간, 재규어는 10시간, 개는 10시간, 오리는 10.8시간, 쥐 12.5시간, 고양이는 13.2시간, 사자는 13.5시간, 코알라는 18~20시간, 나무늘보는 20~22시간씩 잔다. 천적이 있느냐 없느냐 등 주위 상황에 따라 잠자는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나 보통 이 정도 잔다는 얘기다. 행동이 굼뜬 거로 보면 나무늘보랑 막상막하인 팬다는 10~16시간으로 생각한 것 보다 덜 잔다.
기린은 하루에 세 시간 잔다. 짧게 자는 동물 중 하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사냥보호구역에 사는 기린.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서서 자는 얼룩말 말, 얼룩말 등은 보통 서서 잔다.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잽싸게 도망가려는 것이다. 간혹 벌러덩 누워 자는 놈들도 있다. 어린 새끼가 그렇다. 서서 자면서 말도 깊은 잠에 빠지지 않고 짧게 끊어서 자는 토막잠을 잔다. 누워서 자는 놈만 깊은 잠에 빠진다. 동물원에 가면 몽고야생말이나 얼룩말이 실눈 뜨고 서서 있는 놈을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눈 뜨고 조는 게 아니라 잠자는 것이다. 동물이 활동하는 시간은 먹잇감이 활동하는 시간에 맞춰져 있다. 새가 부지런해서 일찍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새가 잡아먹는 먹잇감인 곤충이 이른 시간에 활동해서 그 시간에 맞춘 것이다. 주행성 곤충인 하루살이, 메뚜기 등은 밤에 쉬고 낮에 활동한다. 낮에 활동하는 참새, 박새 등도 밤에 쉬고 낮에 활동한다. 야행성 곤충과 조류는 이와 반대로 산다. 밤새 굶은 하루살이, 메뚜기, 여치 등이 새벽에 동이 트자마자 먹이를 구하러 나갈 수밖에 없다. 곤충도 배불리 먹고 난 뒤엔 나뭇잎 뒤쪽이나 음침한 곳에서 쉰다. 이 시간에 참새나 박새가 곤충을 잡아먹으려고 나가봤자 눈을 씻고 찾아야 보일까 말까 하다. 그래서 곤충이 활동하는 시간에 맞춰 새들도 일찍 일어난다.
나무늘보는 가장 길게 자는 동물 중 하다. 코스타리카의 마뉴엘 안토니아 국립공원의 나무늘보.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