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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냥이 부럽지 않아…이제 나도 ‘여권 있다옹’

등록 2019-02-18 17:59수정 2019-02-19 12:10

[애니멀피플] 상품화 절실한 쓸고퀄 반려동물 수첩
고양이 ‘베리’의 여권.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고양이 ‘베리’의 여권.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고양이에게 ‘여권’을 만들어 준 집사들이 있다.

‘대한민국 고양이부 장관’이 발행한 이 여권의 주인은 바로 7살 고양이 ‘마루’다. 마루의 여권 사진 옆에는 한글 이름, 영문 이름, 국적, 생년월일부터 발급일, 만료일, 묘 등록번호가 상세하게 적혀있고, 고양이 발바닥 무늬를 배경으로 한 ‘소지묘’ 서명 부분에는 실제 고양이 발자국이 지문처럼 찍혀있다.

여권 실물과 거의 비슷한 이 수첩의 진짜 용도는 동물병원 수첩이다. 실제 여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성별 부분에 중성화 여부가 적혀있다는 것과 하단에 ‘베리의 코는 핑크’, ‘쪼꼬는 비글’ 등과 같이 고양이의 성격이 깨알같이 적혀있다는 점 정도다.

반려묘에게 여권을 만들어준 ‘금손’ 집사들은 경북 포항에 사는 박한송이씨 남매와 친구 김설희씨다. 집사들은 같이 사는 고양이 호두, 마루, 쪼꼬와 베리에게 진짜 여권 부럽지 않은 ‘쓸고퀄’ 여권을 선물했다.

여권 제작은 한송이씨의 언니 한빛씨가 친구 설희씨와 길냥이 ‘호두’를 구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014년 구조 당시 임신 상태였던 호두는 자주 아파서 동물병원에 갈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 수첩을 상세하게 적어야 했는데, 기왕이면 더 보기 좋게 적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여권 모양의 수첩을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김설희씨와 박한송씨 남매는 길냥이 ‘호두’를 구조하고 병원에 자주 다니면서 ‘여권 동물수첩’을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김설희씨와 박한송씨 남매는 길냥이 ‘호두’를 구조하고 병원에 자주 다니면서 ‘여권 동물수첩’을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고양이 ‘호두’의 여권. 진료내용이 상세히 적혀있다.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고양이 ‘호두’의 여권. 진료내용이 상세히 적혀있다.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고양이 ‘호두’의 여권.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고양이 ‘호두’의 여권.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호두의 여권에는 국외 공항 출입국 기록 대신 네 마리 새끼들 출산 기록과 예방주사 접종일, 병원 방문일, 치료비 내역 등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반려동물의 기본 정보뿐 아니라, 진료 내역 등이 확인하기 좋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호두뿐 아니라 호두의 새끼인 베리와 쪼꼬, 같이 살던 마루도 ‘여권 소지냥’이 되었다.

여권의 앞면.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여권의 앞면.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고양이 ‘쪼꼬’의 여권.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고양이 ‘쪼꼬’의 여권. 사진 박한송이씨 제공
한송이씨는 “언니들이 실제로 동물과 룸메이트처럼 살기 시작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고양이들이 실제 사람같이 느껴졌다고 했다. 그러다가 고양이 주민등록증 같은 것이 있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디어가 발전해 여권 디자인을 차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권은 미술전공자인 설희씨의 손끝에서 순수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됐다. 제작자인 설희씨가 꼽은 여권의 킬링 포인트는 서명 부분의 ‘고양이 발자국’ 부분이라고.

한편, 유럽연합(EU)에서는 반려동물의 정보를 담은 여권을 수의사가 발급해주고 있다. 여권에는 반려동물의 체내 내장 칩과 접종 내역을 포함하는 것으로, 매년 광견병 예방 접종만 빠뜨리지 않으면 평생 지속된다. 이 여권을 소지한 반려동물은 EU 내 국경을 통과하더라도 검역을 면제받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고양이 ‘호두’
고양이 ‘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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