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배봉산근린공원 내 토끼 사육장. 지난해 20마리였던 토끼들이 자체번식하며 100여 마리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권단체 하이
토끼장을 만들어 방치한 뒤 개체 수가 늘자 분양에 나섰던 서울 동대문구가 토끼 추가 구매를 계획을 접고, 적절한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일 동대문구는 ‘배봉산 토끼장 보도 관련 해명자료’를 통해 6월30일 애니멀피플(이하 애피)의
‘동대문구 급증한 유기 토끼’ 보도와 관련한 입장을 밝혀왔다. 동대문구는 해명자료를 통해 “지난 5월25일부터 일주일간 구민 10명에게 토끼 23마리를 분양했다. 30일 현재 상태를 확인할 결과 생존 6마리, 폐사 12마리, 반납 5마리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동물단체의 분양 개체 조사요청에 따른 구청의 답변(생존 11마리, 폐사 9마리, 반납 3마리)과 비교하면 보름 사이 파양 2마리, 폐사 3마리가 늘어난 수치다. 동대문구청이 밝힌 폐사 원인은 환경 변화로 인한 부적응, 개미 소독약 섭취 등으로 조사됐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3일 애피와의 통화에서 사육장 설치와 분양 과정에서 미숙한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설치 단계 때부터 근본적으로 생각이 짧았다. 개체 수 급증이나 중성화 수술 등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고, 이후 분양 때에도 제대로 된 입양신청서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분양 때 사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상담을 했고, 분양자의 인적사항과 토끼 사육경험 등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분양 뒤 관내에 토끼가 유기됐다는 동물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는 “구청이 직접 10명의 분양자에게 직접 문의했을 때는 1건도 없었다”고 답했다.
지난 5월25일 동대문구는 구민들을 대상을 토끼를 무료분양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가운데)은 페이스북을 통해 토끼 분양을 홍보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현재 사육장 내 정확한 토끼 개체 수 파악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토끼는 굴을 파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 대략 60여 마리로 추측하고 있는데, 아주 정확한 개체 수는 파악하기 힘들다”며 “이후 추가적인 번식이 이뤄지지 않도록 7월 내로 중성화를 완료하고 암수를 분리해 사육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토끼 사육장 면적은 10여 평이 아니라 130㎡(약 39평)으로 현재의 사육장 옆에 암수 분리 사육을 위한 추가의 사육장 조성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사육장 점진적 폐쇄’는 동물단체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 애초 유기토끼 논란과 사육환경에 대한 지적 뒤에도 동대문구는 추가로 토끼를 구입해 60여 마리 개체 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한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동대문구는 “자연적인 개체 증가를 최소화 시키돼, 추가로 토끼를 구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관리담당 직원을 배치하고 특별영양 사료 공급, 청소 등 환경 유지에 힘써서 환경을 지금보다 개선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