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팟캐스트 ‘니 새끼 나도 귀엽다’ 기획자 한민경씨

우주대스타 ‘히끄’네 집 앞에서 간식 이모인 히끄 아부지를 기다리는 오조리 멍멍이 친구들 왼쪽부터 냇길이, 호이, 소금이, 호삼이.
유명인은 줄을 서시오 제주 성산읍 오조리는 동물 스타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길고양이에서 우주대스타가 된 히끄, 강정마을에서 구조된 작은 누렁이 냇길이, 여행자들의 아침 산책 파트너 호이·호삼이가 모두 오조리에 산다. (▶제주 작은 마을에 동물 스타가 모여 산다) 오조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한민경씨는 지난해 반려견 호이, 호삼이와의 반려생활을 책 ‘호호브로 탐라생활’로 펴냈다. -유튜브 ‘호호브로 TV’도 운영하시는 거로 알아요. 어떻게 팟캐스트까지 기획하게 되셨나요? =계기는 지난 4월 동네친구인 이연수 작가의 ‘너와 추는 춤 2권’ 북토크 였어요. 코로나 영향으로 온라인 북토크를 진행했는데, 제가 진행을 맡게 됐죠. 그날 북토크를 진행하면서 냇길이 이야기를 하는 작가님을 봤는데, 목소리와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그때 생각했어요. 다른 반려인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코로나 탓도 있죠. 2020년 계획한 소셜 모임들을 못하게 됐거든요. 제가 뭐든 해야 하는 성격이라.(웃음)

기획자 한민경씨가 팟캐스트 ‘니 새끼 나도 귀엽다’를 위해 그렸던 마인드맵을 펼쳐 보이고 있다.

기획자 한민경씨는 출연진들의 SNS를 통해 미리 그들의 반려생활을 살펴본 뒤 궁금한 점들을 마인드맵으로 만들어 방송 구성안을 짠다.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본격 ‘평범한 반려생활’ -그럼 현재까지 출연한 반려인들은 어떤 분들이에요? =2주에 한 번씩 발행하고 있거든요. 현재 5회차까지 나왔고요. 초반 출연진들은 저와 친분이 있는 분들인데요. 1회는 많이들 궁금하셨던 ‘소금이네’ 이야기였어요. 이연수 작가님의 ‘너와 추는 춤’에 멍줍 스토리가 소개되기도 했죠. 소금이네 언니는 오래된 반려견 ‘토로’를 보내고,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인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2회는 개와 고양이가 함께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어우러져 사는 이야기, 3회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족, 4회는 1인 1묘 가구 이야기, 5회는 제가 애피 기고를 통해 소개했던 길고양이 ‘하끄하끄’의 입양을 다뤘어요. -처음 ‘니나귀’를 듣는 청취자에게 추천하고픈 에피소드가 있다면? =다 추천해 드려요. 매력이 다 다르거든요! 개인적으로 저에게 인상 깊은 에피소드를 꼽자면 1회 소금이네가 조금 특별해요. 반응도 가장 좋았고, 많이 긴장해서 지금 들으라고 하면 부끄럽지만, 그 시작이 있어서 지금의 ‘니나귀’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즐겁게 녹음한 방송은 3회 ‘화음이네 가족’편 이예요. 10살 화음이가 아이의 시선으로 반려생활을 재미있게 잘 소개했고, 듣는 분들도 아이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한 회차가 1시간 분량이잖아요. 아무리 ‘내 새끼’라지만 그렇게 오래 자랑할 수 있나요? =1시간이 길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어디 가서 자기 동물 자랑할 일이 없잖아요. 방송할 때마다 출연자분들 표정을 사진으로 찍어놓고 싶어요. 반려동물 얘기를 할 때 정말 너무 좋아하세요. 이 동물과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어떤 아이인지, 무슨 추억이 있는지 질문을 받으면 본인도 과거를 되짚게 되잖아요. 그런 기억들을 반추하는 게 굉장히 행복한 일이 되는 거죠. 말썽 피운 이야기를 할 때도 일단 어투에는 웃음기가 배어있어요.

지난 5월 시작한 ‘니 새끼 나도 귀엽다’는 1회 누적다운로드가 1만회를 넘기는 등 잔잔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팟빵 갈무리
“이효리씨, 니나귀 출연을 부탁드립니다” “이토록 유해한 세상에 가끔은 무해함을 선물할 수 있는 방송.”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한민경씨가 내놓은 답이다. 게스트하우스 다락방, 객실 때로는 세탁실에서 녹음되는 방송은 일요일 한낮 2시에 녹음을 시작한다. 초보 진행자와 초보 출연자가 진땀을 뻘뻘 흘리며 진심을 다해 제작하는 방송은 앞으로도 너무나 사소하고 개인적이지만 누구나 공감이 가능한 소중한 기억들을 차곡차곡 소개할 예정이다.

‘니나귀’의 공통질문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필요한 3가지’에 대한 반려인 한민경씨의 답변은 책임감, 관찰력, 산책이었다. 그는 세 가지 가운데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산책을 꼽았다. 그럼에도 그의 별명은 ‘오조리 칸트’. 매일 같은 시간 반려견 산책을 시키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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