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마약탐지견은 지난 5년간 총 789건, 중량 25㎏, 시가 27억원의 마약밀수를 적발했다. 관세청 제공
사람에 비해 후각세포가 40배나 많은 마약탐지견들이 은밀한 곳에 숨겨 반입하는 마약류 적발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구을·기획재정위원회의 소속)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8월까지 5년간 관세청 소속 마약탐지견이 적발한 마약 밀수 건수는 총 789건이었다. 중량 25㎏에 달하는 양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시가 27억원 어치에 이른다.
현재 활동 중인 마약탐지견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28마리, 스프링거 스파니엘 14마리로 총 42마리다. 탐지견들의 나이는 1~3세가 17마리, 4~6세가 21마리, 7~9세가 4마리다. 탐지견들은 보통 2살 전후로 현장에 투입돼 6~7년간 활동한다. 지난 10월 초에 광주세관에서는 6년 넘게 활약하던
탐지견 ‘새롬이’가 9살 나이로 은퇴했다.
최근 5년간 마약탐지견 적발 건수 및 규모. 우원식 의원실 제공
우리나라는 88서울올림픽 개최 당시 테러 방지목적으로 1987년 처음으로 폭발물탐지견 6마리를 도입했다. 이후 1990년 1월 김포세관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공항과 항만의 세관에 마약탐지견을 배치하기 했고, 2001년 인천 영종도에 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가 마련됐다.
탐지견들은 생후 4개월부터 약 8개월간 기초훈련을 받는다. 이후 마약 냄새 기억훈련 등을 포함해 여행자 수화물 탐지, 수출입 화물 및 우편물 탐지 등 16주 과정의 정식 훈련을 거친다. 현재 관세청에서 훈련 중인 탐지견은 모두 21마리로 자견이 15마리, 성견이 6마리다. 성견은 네덜란드, 미국 등에서 수입한 개체들이다.
주로 래브라도 리트리버, 스프링거 스파니엘 품종이 투입되며 우수탐지견 선정 교배를 통해 태어난다. 2007년 이후로는 우수탐지견을 복제해 태어난 탐지견들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탐지견 가운데 7마리가
우수탐지견 ‘태백’, ‘네오’를 복제해 태어난 개체들이다.
탐지견훈련센터에서 훈련중인 탐지견 후보생들. 관세청 블로그
지난 10월8일 광주세관에서 은퇴한 마약탐지견 ‘새롬이’. 새롬이는 2014년 4월 배치 이후 무안국제공항과 군산 국제여객터미널 등에서 마약탐지 임무를 맡아왔다. 광주본부세관 제공
후각이 뛰어난 견공들이지만 모두가 탐지견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종 시험에 통과한 개들만 정식 훈련견이 될 수 있으며, 통상 30~40% 정도만 시험에 통과해 공항·항만에 배치된다. 훈련탈락견의 경우, 다른 특수견으로 전환하거나 일반 가정입양을 추진한다. 8~9살이 넘은 은퇴견들은 탐지견훈련센터에 머물며 새 가족을 찾거나 이곳에서 남은 일생을 보내게 된다.
우원식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훈련에서 탈락한 개체는 총 33마리로 이가운데 17마리가 민간 분양으로 새 삶을 찾았다. 9마리는 노령이나 질병으로 폐사했고, 4마리가 다른 기관으로 전환됐다. 현재 탐지견센터 내에는 훈련견을 제외한 3마리(최근 은퇴 2마리 제외)가 머물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