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폐기물이 방출하는 화학물질을 먹이 신호로 오인
플라스틱 병을 ‘껍데기’로 착각해 갇혀 죽기도
폐기물이 방출하는 화학물질을 먹이 신호로 오인
플라스틱 병을 ‘껍데기’로 착각해 갇혀 죽기도

플라스틱 쓰레기의 화학물질이 소라게에게 먹이 신호로 오인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 애니멀피플 카카오뷰 구독하기(모바일용) https://bit.ly/3Ae7Mfn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생물의 생존과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일회용 빨대와 빈 병, 비닐봉지 등의 폐기물이 동물을 질식 시키거나 몸이 절단하는 것 외에도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11일 영국 헐대학교(University of Hull) 연구팀이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의 화학물질이 소라게에 과잉반응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비비시 방송이 전했다. 연구팀은 영국 요크셔 해안의 소라게 40마리를 관찰했다. 그 결과 플라스틱 첨가물인 올레오아미드(Oleamide)를 감지한 소라게들의 호흡율이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런 소라게의 반응이 먹이를 찾았을 때의 흥분과 끌림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수석연구원인 잭 그린실즈 박사는 “소라게는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이로 삼는다. 동물의 사체가 부패할 때 올레익애시드(Oleic acid)라는 물질이 발생되는데, 소라게는 이 냄새를 맡고 먹잇감을 찾게 된다. 문제는 올레익애시드의 냄새가 플라스틱의 첨가물인 올레오아미드와 아주 흡사하다는 점”이라고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에 설명했다. 소라게가 화학물질을 먹이 신호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라게가 실제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삼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실즈 박사는 “만약 소라게가 이 물질에 이끌려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면 에너지 낭비일 뿐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 자체를 섭취할 가능성도 있다. 이것은 동물에게 심각한 독성을 유발할 수 있고, 해양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라게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빈 껍데기로 착각해 안으로 들어갔다 갇혀 죽기도 한다. 사진은 플라스틱 병뚜껑을 껍데기로 삼은 소라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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