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결심’ 발표하려 했는데… 15일 오전 김태환 제주도지사(왼쪽 두번째)가 측근들의 만류로 ‘불출마‘ 기자회견을 연기한 뒤 한나라당 청년당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략 공천설’ 자존심 상해
회견 열려다 주변 만류로 연기…경쟁구도 달라질 듯
회견 열려다 주변 만류로 연기…경쟁구도 달라질 듯
한나라당 소속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15일 탈당 및 불출마를 선언하려 한 것으로 알려져 도지사 경쟁구도가 달라지는 등 지역정가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불출마할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이를 안 지지자들이 지사집무실에서 김 지사를 만류하는 바람에 기자회견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날 입장표명을 통해 “5·31지방선거와 관련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지자들의 완강한 만류로 기자회견장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이에 따라 부득이 기자회견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탈당만이 아니라 불출마 선언을 하려한 것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잘못이 없는 상태에서 외부영입 인사에 대한 전략공천설이 나도는 데 대해 지사로서의 자존심이 훼손된 것으로 보는 등 상당한 불만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지사가 탈당을 고민한 것은 한나라당이 지난달 27일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도지사 후보로 영입할 때부터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현 전 회장의 입당 다음날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의 국회 처리 등 현안 때문에 이를 미뤘고, 지난 10일에도 기자회견을 가지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불출마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은 지난 14일 한나라당 중앙당 관계자들과 만난 뒤였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늦게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문을 작성하도록 특보에게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1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중앙당을 방문하니까 한 고위 당직자가 잘못한 게 있느냐고 물어보더라”며 “중앙당이 전략공천이나 경선 등에 대해 나에게 말이 없었다”면서 중앙당에 대한 섭섭함과 함께 정치에 염증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이어 “출마하려면 당을 업고 나와야 한다”며 “(불출마 선언 등을 통한) 이런 모습을 보여야 시·군폐지에 따른 도민 갈등이 통합되는 것 아니냐”면서 사실상 불출마 뜻을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나 당선가능성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줄곧 압도해온 김 지사의 불출마가 확실해지면 도지사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 경쟁구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김 지사를 포함해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한나라당)과 진철훈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열린우리당) 등 유력후보들간의 경쟁이 예상됐으나, 김 지사의 지지세력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경쟁구도가 달라지게 됐을 뿐 아니라 더욱 치열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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