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원금손실 위험’ 설명 않고 가입 권유
금리 떨어지자 ‘나 몰라라’…금감원에 고발
금리 떨어지자 ‘나 몰라라’…금감원에 고발
현대자동차 노동자 최아무개(50·여·울산 중구 반구동)씨는 요즘 속이 타들어간다. 지난해 10월 가입한 3000만원짜리 외화 정기예금 금리가 연일 급락하면서 이자는커녕 원금마저 까먹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찾으러 외환은행 현대자동차 울산출장소를 찾았다가 평소 알고 지내던 은행 여직원의 권유로 3개월 만기, 연리 10%짜리 뉴질랜드 달러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하지만 그는 올 1월 만기 환급금을 찾으러 은행 창구를 찾았다가 수령액이 2770만원이라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은행 쪽은 지난해 10월 초 뉴질랜드 달러가 달러당 730원대에서 1월 초 660원대로 3개월 사이 70원(9.5%) 가량 떨어져 원금에서 230만원을 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입 당시 여직원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왜 설명하지 않았느냐”며 거칠게 항의했지만 은행 쪽은 “가입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해 손해를 만회하자”며 그를 설득했다.
이에 그는 연장에 동의했으나 금리는 더 떨어져 원금에서 300만원 이상의 손실을 보자 지난달 27일 은행 쪽을 다시 찾아가 “원금손실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은 책임을 지고 원금 손실분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은행 쪽은 “원금 손실 위험성을 적은 가입확인서에 가입자 스스로 서명을 했기 때문에 한 푼도 보상할 수 없다”고 맞섰다.
최씨는 “한 번도 원금이 보장되지 않은 금융상품에 가입한 적이 없다”며 “은행 쪽이 실적에 눈이 멀어 원금 손실 위험성은 알리지 않으면서 높은 이자율을 앞세워 고객들을 유인한 뒤 문제가 생기면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에 사는 김아무개(41)씨도 지난해 10월 2000만원짜리 3개월 만기 뉴질랜드 달러 정기예금에 가입했으나 올 1월 200여만원 이상 까먹자 “가입 당시 은행 쪽이 원금손실 가능성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금융감독원에 외환은행을 고발했다.
김강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팀장은 “원금손실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은 은행 쪽이 발뺌을 하면서 가입자가 서명한 가입확인서를 내밀면 달리 구제방법이 없다”며 “계약 전에 가입서 내용을 반드시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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