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삼혜원 어린이·청소년 장군도에 동백 심기
충무공의 혼이 서린 역사의 섬 장군도를 푸르게 가꾸기 위해 고사리 손들이 나섰다.
아동복지시설 삼혜원(원장 설영기)은 오는 26일 전남 여수시 중앙동 여수항 앞바다의 장군도로 들어가 높이 1m 안팎인 3~4년생 동백나무 280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삼혜원 생활아동 87명 가운데 10~18살 청소년 55명이 이날 나무 심기 행사에 앞장선다. 여수 경실련 회원과 대학생 도우미 50여명도 이들의 뜻에 공감해 나무를 나르고 구덩이를 파는 따위의 힘든 일에 손을 보태기로 했다.
삼혜원은 앞으로 주말마다 15명 정도를 뽑아 섬 안에 심은 나무를 돌보고 가꾸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아이들한테 자연사랑을 일깨우고 시민들한테 여수의 명소를 만들어주는 이 사업에는 올해 1800만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상훈 삼혜원 복지시설과장은 “가깝고 친숙한 섬이지만 사랑과 관심을 못받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끝에 아동들이 나섰다”며 “30만 여수시민한테 장군도의 역사적 가치와 빼어난 경관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군도는 여수만 전라좌수영 부근에 있는 해안선 600m 짜리 작은 섬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수중석성과 목책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수중성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00 여 년 전인 1497년(연산군 3년) 수군절도사 이량이 인근에 침입한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것이다. 섬 안에는 이량 장군의 방왜축제비와 이순신 장군의 전공기념비가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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