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택지’ 홍보 불구 하남산단 공해 막을 녹지 부족
시민단체 “‘제2상무’ 전락 가능성” 대규모 환경분쟁 우려
시민단체 “‘제2상무’ 전락 가능성” 대규모 환경분쟁 우려
광주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이 2008년 입주 목표로 조성중인 수완택지지구의 소음공해와 수질오염을 걱정하며 친환경적인 개발을 촉구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와 광주경실련 등 6곳은 12일 성명을 통해 “한국토지공사가 수완지구를 ‘친환경적 명품택지’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환경대책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택지조성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환경친화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토지를 높은 값에 파는 이윤 극대화만을 고려한 탓에 반환경적인 개발이 이뤄져 자칫하면 대규모 환경분쟁이 끊이지 않는 제2상무지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이들이 우려한 수완지구의 환경 문제는 △녹지공간 부족 △풍영정천 건천화 △물 순환체계 미흡 따위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산업체 800여곳이 입주한 하남산단의 악취와 소음을 막을 완충녹지의 너비가 35~50m에 불과한데다 주변 녹화계획이 충분하지 않음을 지적한다. 완충녹지 너비를 100m정도 확보하지 않으면 악취·소음·매연 등으로 하남산단 이전 주장이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남산단에서 2㎞쯤 떨어진 운남지구도 악취민원이 있음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수완택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풍영정천의 수질보전과 수량확보를 위한 방안이 없어 수량이 줄어들고 수질오염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3~4급수 수준인 하천수의 오염이 심해지면 생태하천이 아니라 최악의 오염하천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를 막으려면 하루 3만5000t씩 발생하는 하수를 풍영정천 상류에서 고도처리해 흘려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중수도 설치나 빗물 이용 등 물 순환체계를 도입해 친환경적인 본보기를 보여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기 냉방 난방 온수를 동시에 공급하는 열병합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집단에너지사업에는 적극적으로 반가움을 나타냈다.
이춘희 광주환경운동연합 간사는 “지난해 말 두차례 토론회를 거쳐 광주시와 토지공사에 정책제안서를 냈지만 묵살당했다”며 “환경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무시한 채 개발을 밀어붙이면 나중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2003~2008년 광산구 수완동 일대 170만평에 1조원을 들여 3만2500가구 8만3000여명이 입주할 수완택지를 개발중이다. 호남 최대 규모인 이 사업은 토지공사가 시행중이다.
한편, 광주시는 1990년대 중반 상무지구를 꿈의 새도시로 개발한다고 장담했지만 녹지 10만평 확보와 쓰레기 소각로 설치 반대 등 환경요구를 외면한 탓에 새도시 개발 10년 뒤에도 환경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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