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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중국산석재 사용 광주시, 알고도 묵인했나

등록 2005-02-17 21:31수정 2005-02-17 21:31

건설업체, 15억 횡령…잇단 제보에도 별다른 조치없어

광주시가 광주지하철 역사의 대합실과 승강장 마감재로 설계와 다르게 값싼 중국산 석재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는 검찰의 수사가 ‘부실시공’에 머물러 감리와 감독의 묵인 부분을 비껴갔다는 ‘부실수사’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값싼 중국산 석재쓰고 차액은 챙겨=광주지검 특수부(최석두 부장검사)는 16일 광주지하철 1호선 역사 14곳 가운데 12곳이 애초 설계와 달리 바닥 마감재로 중국산 석재를 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석재를 쓰고도 국산을 사용한 것처럼 허위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해 공사대금 수억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원청업체인 경남기업 공무부장 박아무개(49)씨와 하청업체인 초석산업개발 부사장 조아무개(4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하청업체 4곳의 직원 허아무개(43)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2002년 6월~2003년 12월 증심사입구역 바닥 2986㎡, 남광주역 바닥 4360㎡에 중국산을 써 공사대금 2억8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있다.

또 조씨는 2000년 6월~2003년 6월 소태역사 바닥 5442㎡를 중국산으로 시공해 2억3천여만원을 가로챘다. 불구속입건된 다른 하청업체 직원 4명도 중국산과 국산을 섞어쓰고 1억~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검찰은 지하철 1호선의 역사 마감재 공사비 79억원 가운데 15억원가량이 이런 수법으로 빼돌려진 것으로 추정했다.


석재값은 국산이 중국산에 견주어 2.1~2.5배 높다. 중국산은 ㎡당 1만7천원, 국산은 3만6천(경남 마천석)~4만2천원(경기 포천석) 정도다. 저질 중국산 석재는 철성분이 많아 외부에 붙이면 수년 안에 산화하면서 적갈색으로 변하고 녹물까지 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성·전남도청·금남로4가 등지 역사 3곳은 마감재의 녹물현상이 나타나 보수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시 부실시공 알고도 눈감았나=검찰은 수사과정에서 광주시청과 감리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으나 감리소홀이나 금품수수 등 혐의를 찾지 못했다.

이런 발표에도 광주시가 2년 전부터 중국산 석재 사용을 알고 있었지만 쉬쉬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03년 6월 지하철 역사의 마감재를 조사했던 광주 ㅈ대 이아무개 교수는 “역사 14곳의 시료를 시험한 결과 국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무원에게 알려줬다”며 “이런 내용이 보고서에 담기지 않은 것은 업체의 재시공 약속 등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박영수 광주시의원이 지하철 역사에 중국산 석재를 썼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800만원을 들여 원산지를 규명하는 용역을 이 교수에게 맡겼다.

또 하청업체 한 직원은 “공사현장에는 로마자로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쓰여진 나무상자가 널려있었고, 국산은 철제줄로 묶여져 차이가 확연했다”며 “시지하철건설본부·감리업체·원청업체 쪽이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광주방송>은 같은해 지하철 건설공사 기획물에서 공사 현장의 석재더미에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들여왔다는 표지가 붙어있는 모습을 방영해 이런 증언들을 뒷받침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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