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께서 승낙” 거짓 전화해 계약케…증권·약관도 안줘
주부 ㄱ씨는 지난해 8월 신용카드사와 관계된 보험사로부터 월 1만9900원씩 내는 보험에 가입하라는 권유전화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같은 날 ㄱ씨의 남편 ㄴ씨도 같은 보험사로부터 보험 가입 권유전화를 받았다. ㄴ씨는 부인 ㄱ씨가 보험 가입을 승락했다는 보험사의 말을 듣고 아무 의심없이 보험에 가입했다. 계좌에서 다달이 보험금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ㄱ씨는 항의를 한 끝에 지난 1월에야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부산기독교청년회(YMCA) 시민중계실은 본인 승락없이 일방적으로 보험에 가입시켜 보험료를 계좌에서 빼가는 등 보험사 텔레마케팅에 의한 시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2일 밝혔다.
시민중계실이 소비자의 동의를 얻어 보험사가 보관하고 있는 녹취기록을 검토한 결과, 소비자가 분명히 거절의사를 표시했는데도, 보험사가 이를 무시하고 보험내용을 설명한 뒤 보험 가입을 유도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용카드사와 관련된 보험사는 소비자의 각종 개인정보를 미리 파악한 상태에서 전화를 걸어, 보험사들이 신용카드사의 회원정보를 이용해 보험 모집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심지어 일부 보험사는 보험증권과 약관을 보내주지 않아, 보험에 가입된 지 몇달이 지나서야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된 사실을 알게 되는 일도 있었다.
부산기독교청년회 시민중계실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텔레마케터에 의한 보험계약 강요가 앞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영업방식을 수정해야 할 것이며, 감독기관은 신용카드사의 회원정보가 보험 모집에 이용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에 가입시키면 녹취기록이 보험 청약서를 대신한다. 이 때문에 보험사는 녹취기록을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해당 가입자가 요구하면 녹취기록을 공개해야 한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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