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새 청사 착공을 5·31 지방선거 뒤로 미루기로 했다. 서울시는 4일 “공사 착공을 당초 예정했던 5월 중순에서 한달 미뤄 6월 중순께로 늦추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박철규 신청사증축추진반장은 “공사 착공이 미뤄진 것은 필요한 행정절차가 남았기 때문으로 절차가 끝나면 착공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반장은 “일반적인 건축 절차로 미루어 봤을 때 5월에는 착공식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뿐”이라며 “그러나 막상 추진해보니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 등 필요한 행정절차가 생각보다 많이 남아 착공식이 늦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한 고위간부도 “일부 언론 보도처럼 새 시장에게 선택을 맡기겠다는 뜻은 아니며 단지 한달 정도 시간 여유를 두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 탓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고려’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이명박 서울시장은 지난달 28일 새 청사 신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요 국실장이 참석한 긴급 정책회의를 열어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선 “그대로 터 파기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공원화를 바라는 시민 여론을 들어야 한다” “착공을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회의 결과 터 파기 공사를 지방선거 뒤로 미룬 것은 새 시장이 결정된 이후 선택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본래 올해 5월 공사를 착공해 2009년 5월에 완공하기로 하고 지난 3월17일 시청 본관 뒷마당에 있던 옛 건물을 부쉈다. 또한 지난달엔 지상 21층, 지하 4층(높이 114m)로 건물을 올리기로 확정하고, 실시설계적격자로 삼성물산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그러나 건물이 헐리자 시청 주변을 찾은 시민들이 너도나도 들러 자연스럽게 휴게공간이 돼버렸고 이에 새 건물을 짓지 말고 그냥 비워 공원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쏟아졌다.
현재 각 당의 서울시장 후보 대부분 시청 본관 뒷마당에 새 청사를 짓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 새 청사 건립문제는 선거 쟁점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새 청사를 현재 터에 짓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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